시대의 잡지를 읽다 - 『동광』 창간 100주년, 그리고 『새벽』, ‘금요강좌’
이만근 지음 / 스타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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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안 작성한 리뷰입니다. ]


최근 방탄소년단의 광화문 컴백 공연을 시작으로 전 세계 도시 월드투어에서 한국의 '아리랑' 떼창이 울려퍼지고 있네요. 김구 선생의 <백범일지> 중 '나의 소원'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네요. "나는 우리나라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 ··· 인류가 현재에 불행한 근본 이유는 인의가 부족하고, 자비가 부족하고, 사랑이 부족한 때문이다. 이 마음만 발달이 되면 현재의 물질력으로 20억이 다 편안히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인류의 이 정신을 배양하는 것은 오직 문화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진정한 세계의 평화가 우리나라에서, 우리로 말미암아 세계에 실현되기를 원한다."

앨범 '아리랑' 수록곡 중에 'Pardon 김구 선생님, tell me how you feel' 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 정말 K-팝이 단순한 음악 장르를 넘어 글로벌 트렌드로서 우리 문화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에 뭉클한 감동이 있었네요. 그러면서 일본의 침략과 지배에 맞서 우리 민족이 치열하게 항쟁했던 시기를 떠올리게 되었네요. 다시 보는 우리 역사라고 해야겠네요.

《시대의 잡지를 읽다》는 평생을 흥사단 운동에 몸담아온 이만근 선생의 책이네요.

이 책은 올해 5월 13일 흥사단 창립 113주년과 5월 20일 잡지 『동광』 창간 100주년을 기념하여, 일제 암흑기의 민족의식과 광복 후 민주화, 시민의식을 심어준 잡지 『동광』 과 『새벽』 그리고 광복 후 시민의식을 탄생시킨 최초의 시민 공개 교양강좌였던 '금요강좌를 본격적으로 다루고 있어요. 두 잡지의 탄생배경을 이야기하자면 도산 안창호 선생과 함께 독립운동을 빼놓을 수 없네요. 미국에서 인재 양성을 목표로 흥사단을 조직하여 민족의 실력을 기르는 교육 활동을 전개했고, 국내에서 비밀결사인 신민회를 조직하고 그 산하에 청년학우회를 결성하여 민족교육과 산업육성의 기초를 닦았으며, 민족계몽잡지 『동광』을 발간하였네요.

이번 책에서는 도산 안창호 선생의 '무실역행 務實力行' 정신이 어떻게 잡지와 강연, 시민운동으로 이어졌는지, 시대의 정신을 담은 잡지 속 생생한 역사 이야기를 담고 있네요. 흥사단의 주요 활동이자 우리나라 지성인들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내용이라는 점에서 뜻깊게 느껴졌네요. 무엇보다도 한국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독립운동과 민주화 운동의 정신이 지닌 본질을 일깨우는 기록의 힘을 보여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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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만 바라보면 눈이 밝아진다 - 노안·근시·눈 피로를 한번에 잡는 시력 훈련법 ㅣ 3분 시리즈
히라마쓰 루이 지음, 정혜주 옮김 / 쌤앤파커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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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안 작성한 리뷰입니다. ]


안구 건조증이 심해져서 안과에서 인공눈물을 처방받았네요.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밤에 잠들기 전까지, 가장 피로감을 느끼는 곳이 눈이네요.

스마트폰을 비롯해 디지털 기기 사용이 많아지면서 눈의 피로가 점점 쌓이다 보니 슬그머니 걱정이 되더라고요.

《3분만 바라보면 눈이 밝아진다》는 기적의 시력 개선법으로 알려진 '가보르 아이' 완결판이라고 하네요. 저자 히라마쓰 루이는 안과 전문의로서 15만 명이 넘는 환자를 진료해오면서, "저녁이 되면 눈이 침침하고 초점이 잘 맞지 않아요."라는 고민을 가장 많이 듣는다고 하네요. 라식이나 렌즈삽입술처럼 시력 회복을 위한 의료 기술이 있지만 수술에는 부담이 따르고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더 간편하면서도 안심하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었고, 국내외 논문에서 '가보르 패치'를 활용한 시력 훈련법을 접하게 됐다고 해요.

이 책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가보르 패치 트레이닝을 통해 수술과 약물 없이 시력 기능을 회복하고 뇌를 단련하는 효과를 제공하는 '가보르 아이' 시력 훈련서라고 할 수 있어요. 보통 눈 운동이라고 하면 눈을 물리적으로 움직이는 근육 운동에 치중하는데 여기에 나온 '가보르 아이'는 특수한 줄무늬를 바라보는 행위를 통해 뇌의 시각야 능력을 극대화하여 시야를 선명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네요.

책의 구성은 '가보르 아이' 기본편 - 응용편 - 심화편 - 심화편으로, 각각 2주씩 총 8주차 훈련을 할 수 있네요. 시각 훈련법이라고 하면 굉장히 거창하게 느껴지는데, 실제 '가보르 아이' 내용을 보면 재미있는 놀이처럼 느껴져서 누구나 쉽게 실행할 수 있네요. 제목에 적힌 '3분'은 가보르 아이를 실행하는 시간이네요. 줄무늬 모양, 가보르 패치의 차이를 눈으로 익혀가면서 같은 줄무늬 찾기, 다른 줄무늬 찾기, 없는 줄무늬 찾기 등등 다양한 문제를 푸는 것이라서 어렵지 않네요. 다만 너무 집중해서 보면 어지럼증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가보르 아이를 할 때는 밝은 곳에서 책과 눈 사이를 30cm 이상 떨어뜨리고, 차분하고 조용한 환경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아요. 중요한 것은 가보르 패치의 줄무늬를 집중해서 보는 것이라서 시야가 흐릿해서 집중하기 어렵다면 콘택트렌즈나 안경, 돋보기를 착용한 상태로 진행해도 괜찮다고 하네요. 단순히 눈의 근육을 움직이는 훈련이 아니라 눈을 통해 뇌의 정보처리능력을 훈련하는 방식이라는 점이 신기해요. 워낙 간단한 시력 훈련법이라서 실행하는 것 자체는 어려움이 없는데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관건이네요. 건강 관리는 역시, 일상에서 좋은 습관을 늘려가는 일이네요. 눈 건강을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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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노트 2 (연장정)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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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안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살아 있는 동안에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것이 있어요.

바로 죽음이네요. 인간이 죽으면 그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고, 임사체험을 통해 사후세계를 경험했다는 이들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완전히 증명된 것이 없으니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네요. 과학이 풀지 못한 미스터리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펼쳐낸 놀라운 이야기가 나왔네요. 음, 이미 과거에 읽었던 소설이지만 새롭게 리커버 개정판으로 보니 반가웠네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타나토노트》는 죽음에 관한 연구가 실제 영계 탐사로 이어지는 이야기네요.

이 소설은 먼 훗날 영계 탐사가 가능해진 미래 시점에서 시작되고 있어요. 주인공 미카엘 팽송은 자신의 일기에 이렇게 적고 있어요.

"내가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는 게 가당한 일인가? 지금에 와서 얼마간 여유를 갖고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아도, 그때 일을 실제로 벌어진 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내가 그런 엄청난 모험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더구나 그 모험에서 살아남아 이렇게 증언까지 하고 있다는 게 그저 꿈만 같다. ··· 내가 그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가당한 일인가? 잘 모르겠다. 동전을 던져서 하늘의 뜻을 묻기로 하자. 숫자가 새겨진 뒷면이 나오면 이야기를 하고, 앞면이 나오면 비밀을 지키기로 한다. 뒷면이다." (11-13p)

역시나, 작가 특유의 무기가 나왔네요. 독자들을 훅 끌어당기는 기술이랄까요. '이건 비밀인데 말이야. 너만 알고 있어.'라고 속삭이는 듯, 활자를 읽고 있지만 뭔가 글로써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네요. 처음 미카엘 팽송을 만나는 독자들을 위해 친절하게 그의 어린 시절부터 영계 탐사단이라는 타나토노트의 개척 과정을 보여주고 있네요. 죽음 너머의 세계를 이토록 생생하게 묘사해냈다는 점에서 놀라워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미지에 대한 공포가 아닐까 싶어요. 죽음 그 자체보다 죽어가는 과정에서 겪게 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미리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고 볼 수 있어요. 비록 작가의 상상일 뿐이지만 프랑시스 라조르박이 저술했다고 설정된 논문 「죽음에 관한 연구」 내용과 영계 탐사 과정이 교차하면서 두려움보다는 흥미로움이 더 커지게 되네요. 사실 이번에 처음 이 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이 정도의 상상력에 감탄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초판이 나올 당시를 떠올리면 굉장히 독보적인 작품이었고, 여전히 그 놀라움은 유효하네요. 진지하게 죽음을 다루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더해져서 삶과 죽음의 균형을 잡아주네요.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암중모색의 시기, 개척자들의 시기, 깨달은 이들의 시기로 이어지는 타나토노트,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매력적인 이야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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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나토노트 1 (연장정)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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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안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살아 있는 동안에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것이 있어요.

바로 죽음이네요. 인간이 죽으면 그 후에는 어떻게 될까요.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고, 임사체험을 통해 사후세계를 경험했다는 이들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완전히 증명된 것이 없으니 여전히 미지의 세계로 남아 있네요. 과학이 풀지 못한 미스터리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펼쳐낸 놀라운 이야기가 나왔네요. 음, 이미 과거에 읽었던 소설이지만 새롭게 리커버 개정판으로 보니 반가웠네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장편소설 《타나토노트》는 죽음에 관한 연구가 실제 영계 탐사로 이어지는 이야기네요.

이 소설은 먼 훗날 영계 탐사가 가능해진 미래 시점에서 시작되고 있어요. 주인공 미카엘 팽송은 자신의 일기에 이렇게 적고 있어요.

"내가 모든 것을 이야기한다는 게 가당한 일인가? 지금에 와서 얼마간 여유를 갖고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아도, 그때 일을 실제로 벌어진 일로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내가 그런 엄청난 모험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더구나 그 모험에서 살아남아 이렇게 증언까지 하고 있다는 게 그저 꿈만 같다. ··· 내가 그 모든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정말 가당한 일인가? 잘 모르겠다. 동전을 던져서 하늘의 뜻을 묻기로 하자. 숫자가 새겨진 뒷면이 나오면 이야기를 하고, 앞면이 나오면 비밀을 지키기로 한다. 뒷면이다." (11-13p)

역시나, 작가 특유의 무기가 나왔네요. 독자들을 훅 끌어당기는 기술이랄까요. '이건 비밀인데 말이야. 너만 알고 있어.'라고 속삭이는 듯, 활자를 읽고 있지만 뭔가 글로써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네요. 처음 미카엘 팽송을 만나는 독자들을 위해 친절하게 그의 어린 시절부터 영계 탐사단이라는 타나토노트의 개척 과정을 보여주고 있네요. 죽음 너머의 세계를 이토록 생생하게 묘사해냈다는 점에서 놀라워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미지에 대한 공포가 아닐까 싶어요. 죽음 그 자체보다 죽어가는 과정에서 겪게 될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미리 불안해하고 두려워한다고 볼 수 있어요. 비록 작가의 상상일 뿐이지만 프랑시스 라조르박이 저술했다고 설정된 논문 「죽음에 관한 연구」 내용과 영계 탐사 과정이 교차하면서 두려움보다는 흥미로움이 더 커지게 되네요. 사실 이번에 처음 이 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이 정도의 상상력에 감탄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초판이 나올 당시를 떠올리면 굉장히 독보적인 작품이었고, 여전히 그 놀라움은 유효하네요. 진지하게 죽음을 다루면서도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더해져서 삶과 죽음의 균형을 잡아주네요. 인간의 호기심과 상상력은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암중모색의 시기, 개척자들의 시기, 깨달은 이들의 시기로 이어지는 타나토노트, 세월이 흘러도 변함없이 매력적인 이야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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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제 어른이 되는가 - 서른에 다시 읽는 어린 왕자
김진하 지음 / 21세기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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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안 작성한 리뷰입니다. ]



잊을 만하면 다시 찾아 읽게 되는 책들이 있어요.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도 그 중 하나인데요. 아직 다 들여다보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일 거예요.

조종사가 어린 시절에 그렸던 그림을 아무런 설명 없이 봤더라면 분명 '모자'라고 답했을 텐데, 보아뱀이 코끼리를 삼킨 뱃속의 모습을 그린 그림까지 보았으니 당장 보이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네요. 실제로 읽을 때마다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게 되더라고요.

《우리는 언제 어른이 되는가 : 서른에 다시 읽는 어린 왕자》는 서울대학교 불어교육과 김진하 교수의 책이네요.

저자는 우연히 어느 독서 모임에서 『어린 왕자』에 관한 설명을 부탁 받고 웃음으로 사양했지만 다시 원서를 펼쳐드는 계기가 되었고, 프랑스어 원문의 글귀 하나, 문장 하나를 천천히 음미하며 새로운 울림을 느꼈다고 하네요. 이 책은 『어린 왕자』을 이미 읽어봤던 독자들을 위한 진정한 어른의 의미와 삶의 본질적 가치를 성찰하게 하는 깊이 있는 해설서라고 할 수 있어요. 어린 시절 읽었던 『어린 왕자』와 어른이 된 뒤에 읽는 『어린 왕자』는 어떻게 다를까요. 『어린 왕자』를 읽는 방법이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저자의 설명대로 책 속 모든 문장을 꼼꼼하게, 헌사부터 천천히 읽어 가다 보면 인생의 문제들을 함께 살펴볼 수 있네요. 특히 『어린 왕자』의 헌사는 매우 중요하네요. 작가 생텍쥐페리의 이름을 간단히 생텍스라 쓰고 있는데, 작가의 성은 우리에게뿐만 아니라 프랑스인에게도 발음이 어려웠던지, 작가 생전에 이렇게 친근하게 줄여 썼대요. 생텍스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 망명 시절에 어린이 책의 집필 의뢰를 받고, 나치 독일에 점령된 프랑스에 남겨진 절친한 벗 레옹 베르트를 생각하며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그 친구가 프랑스에서 굶주림과 추위로 고생하고 있으니 조금이라도 위안을 주고 싶은 마음으로, 어른 레옹 베르트에게, 그리고 어린 레온 베르트에게, 결국 모든 어른과 어린이에게 바치는 책이 된 거예요.

"레옹 베르트에게

내가 이 책을 한 어른에게 헌정한 것에 대해 어린이들에게 용서를 구한다. 나에게는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 어른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내 친구다.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그 어른은 어린이를 위한 책들까지 무엇이든 다 이해할 수 있다. 세 번째 이유가 있다. 그 어른은 지금 프랑스에 살고 있는데, 배고픔과 추위로 고생하고 있다. 그에게는 정말로 위로가 필요하다. 이 모든 이유로 충분하지 않다면, 나는 한때는 어린이였던 그 어른에게 이 책을 헌정하고자 한다.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에는 어린이였다 (그러나 그걸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그래서 나는 나의 헌사를 이렇게 고친다. _ 한때 소년이었던 레옹 베르트에게" (18p)


저자는 『어린 왕자』의 문장 하나하나를 곱씹고 음미할 수있도록 헌사부터 본문 내용의 문장들을, 여섯 개의 주제로 나누어 소개하고 해설해주고 있네요. 어른이 된다는 것, 마음을 준다는 것, 나만의 가치를 찾는다는 것, 고독을 마주한다는 것, 진정한 관계를 맺는다는 것, 만남과 이별이 가르쳐주는 것까지 인생의 지혜를 얻을 수 있네요. 저자는 어린 왕자의 이야기가 슬픔과 위로라는 두 가지 감정이 서로 이어져 있다고 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네요. 진정한 어른이 되지 못한 늙은 어린이들의 불장난 같은 전쟁과 증오 대신 순수한 동심과 성숙한 사랑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네요. 원래 『어린 왕자』 속 삽화를 좋아하지만 저자의 해설을 듣고 나니 보지 못했던 풍경이 보이네요.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마음으로 다시 바라보는 시간이었네요. 익숙하지만 아직 다 보지 못한 그림, 앞으로도 계속 보게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 쓸모도 없는 가시를 만드느라 꽃들이 왜 그토록 애쓰는지

이해해 보려 하는게 진지한 일 아니야?

양들과 꽃들의 전쟁이 중요하지 않아?"

··· 양과 꽃 사이의 관계는 흡사 전쟁과도 같다. 한쪽은 무기를 들고 방어하고 다른 한쪽은 여지없이 먹어 치운다. 어린 왕자는 묻는다. 그럼에도 연약한 꽃이 애써 가시를 만드는 이유를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더 중대한 일이 과연 있을까?

작은 존재들의 고통에 눈길을 주는 일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매우 진지하고 중요한 일이다.

『어린 왕자』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피란지 미국에서 쓰였고, 생텍스가 공군에 다시 복귀하기를 기다리다가 결국 북아프리카 비행대대로 떠났다는 사실을 생각해 보면 전쟁이라는 단어에 유독 눈길이 간다. 꽃과 양 사이의 갈등은 단지 어느 한쪽의 무지에서 비롯된 실수가 아니다. 적어도 여기서는 양들과 꽃들이라는 집단 간의 갈등으로 그려진다. 이는 곧 꽃의 생사가 걸린 전쟁이다. 그러고 보면 양의 의미도 조금 애매해진다. 어린 왕자가 조종사에게 그려 달라고 했던 어린 양이 아니라면, 다시 말해 어른 양이라면, 숫양이라면, 큰 양이라면 문제가 달라진다. 모든 큰 존재가 지닌 난폭한 성질을 생각해 보면, 작은 바오밥나무가 커져서 골칫덩어리가 되는 걸 생각해 보면, 전쟁은 큰 것들 사이에서, 집단과 집단 사이에서 언제든 벌어질 수 있다. 거대한 전쟁의 시기에 동화를 쓰면서 작가는 전쟁과 평화에 관한 교훈적 이야기를 담지는 않았다. 다만 인간 집단 사이의 전쟁과, 그 전쟁을 막기 위한 노력에 대해 짧게 암시했을 뿐이다.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존재를 살필 것. 사랑하는 존재가 세상에 하나라도 있으면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이고 마음은 행복해진다. (99-1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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