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코어
오타쿠코어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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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오타쿠는 아닙니다만

오타쿠에 대해 꽤 관심이 많은 사람이네요.

우연히 오타쿠, 덕후의 세계를 알게 된 뒤로는 부정적인 인식에서 호감으로, 이제는 리스펙으로 바뀌었네요. 누군가에겐 특이한 취미생활로 보일 수 있지만, 그게 뭐든간에 열정을 갖고 깊이 파고들어서 나름의 전문 영역이 생긴다는 건 대단히 멋진 일이잖아요. 바로 이 책처럼 말이죠. 《오타쿠코어》의 저자는 제목과 동일하네요. 본인의 이름 대신 '오타쿠코어'라고 정체성을 밝힌 저자는 스스로를 "심장이 여러 개인 오타쿠, 지금 사랑하고 있는 것만 해도 3개가 넘고, 역사적으로는 10개가 넘으며, 그중에서 흔히 오타쿠 문화로 불리는 애니메이션, 웹툰, 웹소설은 10년 넘게 꾸준히 좋아해왔고,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오타쿠짓을 해온 씹덕"이라고 소개하고 있네요. 자기 소개 아래에 있는 QR코드를 스캔해보니 인스타그램 '오타쿠코어 otaku.core'가 나오네요. 팔로워 7만을 보유한 인기쟁이였네요.

이 책은 진짜 오타쿠가 말하는 오타쿠 세계의 본질이네요. 읽으면서 "와, 정말?"과 "나도!"를 번갈아 가며 외쳤네요.

저자는 가장 근본적 질문인 '오타쿠란 어떤 존재인가'를 시작으로 비오타쿠인들이 착각하거나 오해하는 부분에 대해 꼼꼼하게 바로잡아주고 있네요. 하지만 아무리 설명해도 오타쿠의 특징을 전부 언급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 애초에 오타쿠란 무진장 복잡한 존재라서 정의 내리고, 분류한다는 자체가 모순인 것 같네요. 대략 이러이러한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부터가 오타쿠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네요.

오타쿠 안에서도 다양한 케이스가 존재하다 보니 오타쿠라고 다 같은 오타쿠가 아니라고 하네요. 다만 오타쿠들을 공통적으로 묶을 수 있는 말은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한다' 하나뿐이라는 거죠. 그냥 좋아하는 단계를 넘어선 과몰입 상태인데 그 대상과 방식에서 각자 차이가 생기는 것 같아요. 중요한 건 서로 다 취향과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면서 말 한마디도 조심해야 한다는 거예요. 교양 있는 오타쿠라고 표현했지만 이건 오타쿠가 아니더라도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기본적인 예의이자 매너라고 생각해요. 만약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존중과 배려를 갖춘다면 모두가 행복할 것 같네요. 대상이 무엇이든 충분히 몰입하고 사랑하고 있다면, 우리는 그 무언가의 오타쿠라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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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도시기담 세계사
가타노 마사루.스가이 노리코 지음, 안병현 그림,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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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공포와 미스터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두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드는 건 역시나 '실화' 기반의 이야기네요. 전 세계의 기이한 사건과 초자연적 미스터리 실화를 다룬, 진짜 서프라이즈한 책이 나왔네요. 실존 인물과 역사적 배경을 지닌 기묘한 미스터리를 찾아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사람들이 있었으니, 이들의 열정과 땀나는 노력으로 탄생한 책이 바로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도시기담 세계사》네요. 가타노 마사루와 스가이 노리코는 1991년부터 2020년대 초반까지 약 30년에 걸쳐 유럽 33개국을 취재하며 그 지역의 유명한 기담을 접했는데, 그 내용을 소개하고 싶어서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여기에 수록된 열세 가지 이야기는 신뢰할 수 있는 문헌과 근거가 있다는 점에서 픽션과는 비교할 수 없는 섬뜩한 공포를 선사하네요.

영화 <컨저링>의 모티브가 된 애나벨 인형이나 죽음의 노래로 불리는 <글루미 선데이>는 워낙 유명해서 들어본 적이 있는 이야기인데, 세계적으로 소문난 무서운 그림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 미스터리 그 자체네요. <우는 소년>이라는 제목의 그림은 스페인 출신 화가 브루노 아마디오의 작품인데,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서 관광객에게 판매하는 기념품으로 만들어졌고, 1960년 이후 복제화로 제작되었다고 하네요. 이 그림이 유명해진 건 1985년 9월 4일자, 영국 타블로이드 일간지 <더 선>에 실린 기사 때문인데, 화재로 주택이 전소되었는데 2층 벽에 걸어둔 <우는 소년>만 말짱했다는 거예요. 이 기사가 나간 후 독자들에게서 똑같은 경험을 했다는 제보가 신문사로 쏟아져 들어왔고 '저주받은 그림'이라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진 거예요. 한 번의 화재였다면 우연으로 여길 텐데 이후 몇 번이나 주택 화재에서 이 그림만 불에 타지 않은 채 발견되면서 이 그림을 걸어두는 사람이 없어졌다고 하네요. 하지만 <우는 소년>과 관련된 50건의 화재 현장에 나갔던 소방관은 그림의 저주를 부정하면서도 왜 그림만 무사했는지를 설명하진 못했다네요. 놀랍게도 <우는 소년>은 미국에서도 화재 사건에서 무사했다는 사연자가 방송에 출연하기도 했네요. 숱한 화재를 몰고 다니는 저주받은 그림으로 알려져서 지금은 쉽게 구할 수 없고, 라스베이거스의 박물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고 하네요.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찾아봤는데 사연을 몰랐다면 전혀 무서울 것 없는 평범한 소년의 모습이네요. 어찌보면 저주와 기이한 현상들은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공포인지도 모르겠네요. 부정적인 믿음일수록 더 강력하게 뇌에 각인된다고 하잖아요. 어찌됐건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스터리가 너무 많은 데다가 무섭고 기묘한 이야기들 중에는 역사 속에 감춰져 있던 내용이라서 꽤 충격적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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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의 교양 -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지위의 법칙 ㅣ 세계척학전집 7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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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지식 유튜버 이클립스의 일곱 번째 책이 나왔네요.

매번 어떤 주제가 나올지 기대하게 되는데, 이번에는 알고도 모른 척해야 하는 '서열', '지위게임'을 다루고 있네요. 그동안 아는척 할 수 있는 지식,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실용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췄다면, '서열의 법칙'은 은밀하게 대처하는 기술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서열에 대해서는 저자의 말처럼 전혀 관심 없다는 듯, 초연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서열을 올리는 기술이니 말이에요. 우리의 일상, 직장이나 사회생활을 하면서 보이지 않게 작동하고 있는 인간 관계의 서열 구조를 현대의 언어로 재해석한 결과물이 세계척학전집 시리즈 일곱 번째 책인 《서열의 교양》이네요.

교양인답게 우리는 한 권의 책으로 스물네 명의 학자가 연구해 온 침팬지 무리, 감옥, 실험실, 궁정 등등 서열, 권력, 지위 경쟁에 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네요. 세계척학전집 시리즈를 읽어 온 독자들은 이미 알고 있겠지만 이 책에는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실전 가이드가 나와있어서 독자 스스로 원하는 목적에 따라 읽는 방식을 결정할 수 있네요. 똑같은 내용이지만 읽는 사람에 따라 결과값은 달라지네요. 특히 이번 주제는 내용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한데 그 이유는 서열의 실체 때문이네요. 아무도 가르치지 않았는데 모두 알고 있는 서열은 언제나 다른 이름으로 다가오고, 원하는 자리를 얻었다고 해서 끝나는 게임이 아니라는 거죠. 일상 속에서 개인이 느끼는 위축감이나 억울함은 본인의 역량 문제가 아니라 인간관계 속에 숨겨진 지위의 법칙, 즉 게임의 룰을 알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네요. 동물의 세계와는 달리 인간 사회는 노골적인 힘 겨루기식의 서열이 아니라 취향, 능력, 말투, 옷차림 등 새로운 기준으로 나뉘네요.

부르디외는 『구별짓기』에서, "취향은 분류한다. 그리고 그것은 분류하는 자를 분류한다. 사회적 주체들은 자기가 만든 분류에 의해 분류되며, 아름다움과 추함, 세련됨과 저속함 사이에 자기가 그은 구별을 통해 자기를 드러낸다. 그 구별 속에서 그의 객관적 위치가 표현되거나 폭로된다." (157p) 라면서 개인의 취향은 저마다의 개성이 아니라 출신 배경을 드러내는 기준이 되며, 내가 남의 취향을 판단하는 순간, 그 판단이 나를 드러낸다고 했네요. 부르디외의 시대에는 전통적인 계급 사회라서 구별이 단순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문화적 취향과 소비에 따른 구별짓기의 양상이 더욱 복잡하고 입체적으로 변했네요. 결론적으로 서열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 따라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위의 법칙, 서열 게임의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고, 더 나아가 거기에 휘둘리지 않는 단단함을 갖추는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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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숲 - 제19회 중앙공론문예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이소담 옮김 / 북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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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다, 숲이 웃는다고요?

즐거운 일을 상상했는데 숲에서 다섯 살 아이가 실종된 사건으로 시작해서 깜짝 놀랐네요.

오기와라 히로시 작가의 장편소설 《웃는 숲》은 '숲의 비밀'을 밝혀내는 이야기네요.

앞서 실종된 아이는 싱글맘 미사키 씨의 아들 마히토인데 세 살 때 자폐 스펙트럼 장애 ASD 진단을 받았고 경도의 지적 장애도 동반하여 말이 느리고 하나에 꽂히면 집착적인 행동을 보이네요. 텔레비전을 보던 마히토가 애니메이션이 끝나고도 이어서 다큐멘터리 방송을 본 것이 문제의 발단이었네요. 나무를 좋아하는 마히토에게 연리목이라는 신기한 나무가 눈에 들어온 거죠. 나무를 보러 가고 싶어하는 아들을 위해 촬영장소인 가미모리라는 숲에 갔다가 딱 한 장 사진을 찍는, 그 짧은 순간에 마히토가 사라진 거예요. 마치 사람이 아니라 숲 자체가 아이를 데려간 것처럼.

작년인가 괴담 관련 프로그램에서 '한 번 들어가면 출구를 찾지 못해 영영 나올 수 없다'는 전설을 가진, '자살의 숲'으로 악명 높은 숲 이야기를 본 적이 있어서, 미스터리 호러 장르인가 싶어 초반에 가슴을 졸였네요. 소설 속 가미모리 숲은 가상의 장소지만 이미지가 딱 그곳을 연상시키네요.

11월의 가미모리 숲, 알고 보니 이곳은 개발되지 않은 울창한 원생림인 데다가 길을 잃으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한다고 소문이 난 곳이었네요. 경찰 수색대가 동원되었지만 찾지 못한 채 자정 무렵에 돌아갔고, 미사키 씨는 혼자 헤드랜턴과 달빛에 의지해 밤의 숲으로 들어갔다가 길을 잃었고 다음 날 수색대에 발견되었네요. 해가 지면 수색이 중단되니 미사키 씨의 마음은 더욱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죠. 다섯 살 아이가 혼자 추운 숲속에 남겨진 상태라면 하루도 버티기 어려울 테니까요. 수색 일곱째 날, 마히토는 처음 보는 빨간 목도리를 두른 채 기적처럼 무사히 돌아왔네요. 누군가 먹을 것을 제공한 것으로 짐작되는데 아이는 '곰아저씨를 만났다'라고만 말했네요.

과연 일주일 동안 아이와 함께 있었던 곰아저씨는 누구일까요.

가미모리 숲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숲의 비밀을 아는 사람은 다섯 살 마히토인데 '곰아저씨' 외에는 단서가 없네요. 아니 한 가지 더, 결정적 단서가 되는 노래가 등장하네요. 일본어 제목은 '숲속 곰 아저씨'라는 동요인데 원곡은 미국의 전통 민요이자 보이스카우트 노래 「The Other Day, I Met a Bear / The Bear Song」 라고 하네요. 참으로 다행스러운 점은 아이의 실종이 끔찍한 비극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오히려 숲에서 돌아온 마히토의 변화를 보면서 궁금증이 더해졌네요. 나무는 겉보기에는 서로 멀리 떨어져 홀로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인간이 알아채기 어려운 방식으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소통한다고 하네요. 나무들이 모여 있는 깊고 어두운 숲속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호러 장르에서 휴먼 드라마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숲 그리고 삶에 관한 이야기였네요.





#웃는숲#오기와라히로시#북다#오기와라히로시장편소설#곰아저씨#행방불명#자폐아동#휴먼드라마#일본소설#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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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집에서 죽을 수 있을까? - 정보·선택·용기로 완성하는 마지막 삶의 설계
박동자 지음 / 예미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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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매우 껄끄러운 주제였네요.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뭔가 두려움이 생겨서 일부러 피했던 것 같아요.

근데 책 제목을 보면서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라는 자각을 했네요. 막연하게 죽음을 생각하거나 철학적으로 다루는 주제가 아니라 지극히 현실적인 관점에서 삶의 마지막을 설계하는 데에 필요한 내용이라서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네요.

《나는 내 집에서 죽을 수 있을까?》는 살던 곳에서 나답게 존엄한 임종을 맞이하는 방법을 사회보장 제도와 실천적 정보의 관점에서 풀어낸 웰다잉 안내서예요. 35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사회보장 현장에서 근무한 저자가 독일의 선진 돌봄 시스템을 직접 경험하면서 한국과 독일의 제도를 비교하게 되었고, 그 차이는 제도 자체보다는 어떻게 연결되고 활용되는가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해요. 좋은 제도는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제대로 알고 선택하며 활용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는 거예요. 그래서 귀국 후에 가정형 호스피스 간호사, 노인의학 전문의, 사회복자사, 의료와 돌봄 현장의 실무자, 치매 환자의 가족들을 비롯한 돌봄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하여 실제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 즉 제도적 한계와 대안에 대해 한 권의 책으로 정리했네요.

이 책에서는 "나는 어디에서, 어떻게 살다가, 어떻게 죽고 싶은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죽음, 건강, 관계, 경제라는 네 가지 축을 중심으로 노년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실천적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요. 현행 제도의 미비로 인해 고통을 겪는 유족의 이야기로 시작해 가정형 호스피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장기요양서비스, 치매 돌봄에 관한 현장의 이야기와 전문가와의 인터뷰가 나와 있어서 궁금한 부분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네요. 호스피스 제도부터 연금까지 현직 전문가들이 짚어주는 생생한 정보를 통해 선택의 용기를 얻을 수 있네요. 웰다잉에 관한 정답은 없지만 다양한 정보들을 통해 스스로 설계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데에 중점을 두고 있네요. 연로한 부모님을 둔 자녀 세대뿐 아니라 노년을 준비하는 사람들, 그리고 삶의 마지막까지 설계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제도와 연계된 입체적인 관점으로 노후 설계를 위한 방법을 세밀하게 알려준다는 점에서 유익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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