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스펙트 버티고 시리즈
로버트 크레이스 지음, 윤철희 옮김 / 오픈하우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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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기는 강렬한 눈빛으로 피트를 응시하면서 잠시도 한눈을 팔지 않았다.

피트의 검게 탄 얼굴은 미소 짓고 있었고, 손은 그가 걸친 진녹색 미국 해병대(USMC) 방탄조끼 안에 감춰져 있었다.

그는 매기가 사랑하는 고음의 끽끽거리는 목소리로 달콤하게 속삭였다. ..."


<서스펙트>의 첫 문장을 읽으면서 매기라는 여성을 떠올렸습니다. 곧 그녀가 개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1초도 걸리지 않았지만.

매기는 몸무게가 39킬로그램인, 검정 바탕에 군데군데 갈색 털이 난 저먼 세퍼드로, 공식 이름은 '군 작전견 매기 T415'입니다. 피트 깁스 상병은 그녀의 핸들러(훈련 담당 병사)로 아프가니스탄이슬람공화국에 순찰 및 폭발물 탐지팀으로 활동 중에 사망했습니다. 매기는 끝까지 피트 곁을 지키다가 총상을 입었습니다.

형사 스콧은 순찰 도중에 동료 스테파니를 잃었습니다. 10개월간 함께 했던 파트너였고, 그날 밤에는 스테파니에게 할 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차에 시동을 걸려는 그녀를 멈췄습니다. 너무나 조용했던 그 밤, 스콧이 뭔가 고백하려던 그 순간, 도로 끝에 큼지막한 벤틀리 세단이 나타났고 뒤이어 검은색 켄워스 트럭이 굉음을 내며 튀어나와 세단을 들이받았습니다. 갑작스런 총격전이 벌어졌고, 그 와중에 스테파니가 총을 맞았습니다. 스콧은 스테파니를 순찰차 쪽으로 끌고 가다가 총을 맞았습니다. 순찰차에 있는 산탄총을 꺼내기 위해 기어가는 스콧에게 스테파니는 외쳤습니다. "나를 두고 가지 마! 스코티, 떠나지마!"  ... "돌아와!"  스콧은 절대로 그녀를 남겨두려는 게 아니었는데, 그녀의 이 말이 유언이 되고 말았습니다.

총에 맞은 그날 밤 이후로 9개월 16일이 지났지만 스콧은 매일밤 비명을 지르며 깨어났습니다. 그를 쏘고 스테파니 앤더스를 살해한 다섯 남자는 아직도 잡지 못했습니다. 사건을 맡았던 멜론 형사는 다섯 달 동안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했고, 스콧은 강력반 팀원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멜론 형사에게 성질을 부렸습니다. 그 뒤에 멜론 형사는 은퇴했고, 스콧은 이 일로 업무 복귀할 기회를 날릴 뻔했습니다. 다행히 K-9 경찰견 핸들러 훈련 코스를 수료하여 K-9 업무로 복귀하게 됩니다. 스콧은 사육장에 있는 여러 개들을 소개받지만 매기에게 관심을 갖습니다.  매기는 아프가니스탄 작전 중 핸들러의 곁을 끝까지 지키다가 다쳤고, 사람처럼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감을 가진 스콧과는 달리 매기는 첫 만남에서 스콧의 손을 물어버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콧은 매기를 파트너로 선택합니다.

이 소설이 재미있었던 건 대단한 사건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스콧과 매기 때문입니다. 개와 인간의 관계가 아니라 묘하게 여자와 남자 사이처럼 조금씩 사랑이 싹트는 느낌이랄까. 무엇보다도 매기의 시점에서 묘사된 부분이 흥미롭습니다. 개의 마음은 이렇구나... 실제로 확인해볼 수는 없지만 충분히 납득되는 걸 보면, 개와 교감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굳게 닫혔던 매기의 마음이 열리고, 서로 아픈 상처를 보듬어주는 관계로 발전해가는 모습이 따뜻했습니다. 최고의 파트너와 함께라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것 같습니다. 서스펙트보다는 감동으로 다가온 <서스펙트>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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