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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상 리처드 씨의 수수께끼 감정 ㅣ 보석상 리처드 씨의 수수께끼 감정
쓰지무라 나나코 지음, 박수현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금발에 푸른 눈을 한 슈트 차림의 아름다운 남자를 현실에서 만날 확률은?
글쎄요... 제로에 가깝다고 해야 될 것 같아요. 영화배우 중에는 미남 배우들이 많지만 외모가 잘생긴 것과 사람을 홀리는 미모는 개념 자체가 다른 것 같아요.
쉽게 말해서 '마법' 같은 이미지일 것 같아요. 그러니 이토록 놀라운 미모의 남성이 등장하는 소설은, 너무 비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하지만 등장인물의 특이성 때문에 소설 내용까지 짐작하지는 마시길...
<보석상 리처드 씨의 수수께끼 감정>은 아름다운 보석 속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줘요.
나카타 세기는 대학교 2학년생으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데 야간 아르바이트 때문에 피곤에 지쳐 있어요. 여느 때처럼 아르바이트가 끝난 자정 무렵, 공원 옆을 지나다가 여행 가방을 든 한 사람이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위협 당하는 장면을 보게 돼요. 센스있게 경찰을 소리쳐 부르며 달려가니, 취객들은 사라지고 금발에 푸른 눈을 한 외국인 남성이 있는 거예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 바로 그 남자의 이름은 리처드 라나싱헤드부르피앙이에요. 영국인이며 직업은 보석 딜러, 보석상.
재미있게도 나카타 세기(正義)는 이름이 '정의'라는 거예요. 곤경에 처한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정의의 사도~
암튼 우연한 만남 덕분에 리처드 씨의 명함을 받게 된 세기는 자신이 갖고 있는 핑크 사파이어 반지의 감정을 의뢰하게 돼요. 그다음은 보석상 리처드 씨 가게의 아르바이트생이 돼요. 핑크 사파이어의 정의, 루비의 진실, 자수정의 가호, 추억의 다이아몬드, 로즈 쿼츠에 소원을.... 이 소설은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의 아름다움을 직접 볼 수 없는 대신 보석만큼이나 매력적인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어요. 리차드 씨는 첫 등장부터 강렬한 미모로 눈길을 사로잡지만 이후에는 시크한 매력으로 거리를 두네요. 아무래도 나카타 세기의 시점에서 그려낸 소설이다보니, 리차드 씨와는 일 외에는 사적인 대화가 없네요. 리처드 씨야말로 살아 있는 보석이자, 아직 풀리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남자인 듯.
이 소설을 보면서 보석에 대해 많은 걸 배운 것 같아요.
"보석은 왜 비싼 거죠?"라는 세기의 질문에 리처드는 이렇게 답해줘요. "완성된 '가치'의 결실이지요...."
아름답다거나 수요가 있으니까 비싸다는 이유는 전부 표면상의 이유인데, '가치'라는 건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 놀라운 접근인 거죠. 리처드 씨의 설명을 들으면서 문득 떠오른 건 우리 자신도 보석이라는 거예요. 아직 땅 속에 묻혀 있는, 캐냈으나 연마되지 않은, 연마되어 자신의 빛을 빛내는 보석. 각자 상황이 다를 뿐이지, 우리 모두는 저마다 아름다운 빛을 품고 있는 보석이라고.
보석상 리처드 씨가 나카타 세기를 우연히 만나 자신의 아르바이트생으로 둔 건 세기의 가치를 알아봤기 때문이에요. 살면서 누군가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알아봐준다면, 그것만큼 기쁜 일도 없을 거예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스스로 보석이라는 걸 깨닫는 것이겠지요. 정말 멋진 보석 이야기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