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레드썬~"

마치 유행어처럼 퍼졌던 이 말은, 어느 최면술사가 최면을 걸 때 주문처럼 했던 말이에요.

텔레비젼 쇼에서 본 적은 있지만 실제로 최면술사를 만나본 적은 없어요.

그래서 늘 궁금하긴 했어요. 최면에 걸리면 내 안에서 어떤 말이 흘러나올까...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의 주인공 앨런 오패럴은 서른다섯 살의 최면술사예요.

그녀는 현재 패트릭이라는 남자를 사귀고 있어요, 아니 사랑하고 있어요.

패트릭에게는 여덟 살 아들 잭이 있어요. 아내 콜린은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이후에 만난 여자친구 사스키아가 어린 잭을 키웠어요. 엄마 노릇을 한 거죠. 하지만 패트릭의 마음을 열지는 못했고 두 사람은 헤어졌어요. 벌써 3년 전 일이죠. 그런데 사스키아는 이별을 인정하지 않고 있어요. 결국 스토커가 됐어요.

사스키아는 패트릭이 앨런과 사귀는 걸 알게 됐고, 몰래 앨런의 상담실을 찾아가 데버라라는 가명으로 최면 치료까지 받았어요. 실제로 만성 통증이 있는 사스키아에게 앨런은 최선을 다해 최면 치료를 했는데 그녀의 속셈은 스토킹이었다니... 완전 끔찍한 상황인 거죠.

리안 모리아티의 소설은 30~40대가 공감할 만한 일상 속에 묘한 미스터리를 숨겨놓는 것 같아요.

서른 중반의 싱글 여성이 연애하고 결혼하는 과정이 너무나 현실적으로 잘 묘사되어 있어요. 특히나 주인공 앨런은 최면술사라는 직업뿐 아니라 남다른 가정사를 가지고 있어서 평범한 여성과는 다를 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일반인보다는 침착하고 사려 깊은 면은 있어요. 하지만 결론은 똑같았어요.

사별한 아내를 잊지 못하는 남자와 연애하고 결혼하기까지의 여정이 참으로 스펙타클하네요. 전혀 예기치 않은 임신까지...

이 소설은 줄거리가 주는 흥미로움보다는 앨런과 사스키아의 심리 묘사가 압권인 것 같아요. 사랑이 어떻게 집착과 광기로 이어지는가...

앨런은 최면술사라서 친한 친구들조차 앨런의 속마음을 제대로 몰라주는 것 같아요. 그건 앨런의 책임도 있어요. 패트릭의 전 여자친구가 스토커인데다가, 자신의 내담자로 방문했는데도 무서워하지 않으니까요. 아주 약간 무서운 마음이 있다지만 그보다는 사스키아에 대한 호기심이 더 크다는 건 정말 놀라워요. 다행히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사스키아가 왜 그토록 패트릭과 잭에게 집착하는지 그 이유에 대해 알 수 있어요.

C.S. 루이스의 저서 <네 가지 사랑>에 이런 이야기 나와요.

"결국 사랑한다는 것은 상처를 받는다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사랑하여 보라. 그러면 틀림없이 마음을 졸이게 되고 어쩌면 마음이 찢어지게 될 것이다. 당신의 마음이 상하기 원치 않는다면 그 누구에게도, 심지어 동물에게도 마음을 주지 말아야 한다."

어떤가요?  앨런처럼 복잡한 상황이라면 차라리 사랑하지 않는 게 나을까요?

그건 각자 선택할 몫이겠지만 저라면 앨런과 같은 선택을 할 것 같아요. 상처받는 게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일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건 사랑이 가진 힘인 것 같아요. 사스키아의 행동은 분명히 잘못됐지만 그녀의 사랑까지 매도할 수는 없는 이유이기도 해요. 모든 사람이 진정한 사랑을 만날 수 있다면 이 세상은 천국일텐데... 이 소설은 현실적인 사랑과 결혼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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