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개의 산
파올로 코녜티 지음, 최정윤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여덟개의 산>은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산. 이보다 더 어울리는 조합은 없을 것 같습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그들의 관계.

수없이 산을 오르는 사람들도 산에 대해 모든 것을 알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계속 산을 오르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주인공 피에트로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함께 산을 오릅니다. 아버지가 산을 오르는 방식은 다른 사람들과 경쟁하듯 좀더 빠르게 정상에 도착하는 것입니다.

열두 살 무렵 피에트로와 부모님은 그라나 마을에서 살게 됩니다.

아버지 조반니 : "나는 여기와 비슷한 곳에서 자랐단다."  ....   "과거가 다시 한 번 지나갈 수 있을 것 같니?"

아들 피에트로 : "힘들겠죠."

아버지 조반니 : "저기 강이 보이니?   강물을 흐르고 있는 시간이라고 가정해보자. 우리가 있는 이곳이 현재라면 미래는 어느 쪽에 있을까?"

아들 피에트로 : "미래는 저 아래 물이 떨어지는 곳이에요."

아버지 조반니 :  "틀렸어."    ... "다행히도 말이지."

피에트로는 어른이 된 뒤에 아버지와의 대화를 떠올립니다.

"...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이 현재라고 한다면 과거는 나를 지나쳐 흘러간 물이다. 그 물은 아래 방향으로 흘러 간다. 반면에 미래는 놀라움과 위험을 품은 채 위에서 내려오는 물이다. 아버지에게 이렇게 대답했어야 했다. 운명이 어떻든 간에 그 운명은 우리 머리 위, 산에 있다고." (42-43p)

이 소설은 다 읽고나서도 아련한 여운이 남습니다. 사랑하는 누군가를 추억하듯이.

소년은 자라서 어른이 되고, 소년의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으나 아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남기고 갑니다. 소년 피에트로는 특별한 친구 브루노가 있습니다. 어린 브루노는 마을을 떠나고 싶어했지만 떠나지 못합니다. 어른이 된 브루노는 산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반면 피에트로는 어른이 된 뒤로는 부모님과는 멀리 떨어져 지내며 여러 곳을 떠돌듯 살게 됩니다. 피에트로에게 여덟 개의 산에 대해 이야기해 준 사람은 네팔의 한 노인이었습니다. 노인은 왜 히말라야에 관심을 갖게 되었는지 묻습니다. 피에트로는 자란 곳에 산이 하나 있는데 그 산에 강한 애착이 있다고, 그 산을 알게 된 후에 다른 아름다운 산을 보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노인은 "아, 그렇군요. 그럼 당신은 여덟 개의 산을 돌고 있는 거네요."라고 말합니다. 세상의 중심에는 높은 산이 하나 있는데 메루산이라고, 이 메루산 주변에는 여덟 개의 산과 여덟 개의 바다가 있어서,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라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노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덟 개의 산을 돌아본 사람이 많은 것을 깨달을까요? 아니면 메루산 정상에 올라본 사람이 더 그럴까요?"

만약 어린 브루노가 도시에서 살았다면 그의 삶은 달라졌을까요. 그건 알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비교할 수 없습니다. 무엇을 얼만큼 더 많이 깨달을지도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삶은 단 한 번뿐이니까요. 다만 잃기 전에 깨닫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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