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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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게 될 줄 알았습니다.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살면서 가끔 <예언자>의 몇 문장들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사랑에 대하여 ... 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그를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힘들고 가파를지라도. ... 사랑은 사랑 자체를 채우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은 바라지 않는다.(24p)

"결혼에 대하여 ...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으니."  (26-27p)

"아이들에 대하여 ...아이들은 그대를 거쳐서 왔을 뿐 그대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또 그대와 함께 있을지라도 그대의 소유가 아니다.

    그대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으나, 그대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생각이 있으므로. ... " (29p)

처음 읽을 때는 겉돌던 문장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삶 속에 서서히 녹아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다시 읽게 된 <예언자>가 새롭게 느껴지는 건 이 책 속에는 칼릴 지브란의 그림과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조지 키랄라와 류시화가 들려주는 칼릴 지브란의 삶.

뉴욕의 눈보라 속에서 지브란은 이렇게 썼다고 합니다.
"사소한 근심이나 고통으로부터 나를 해방시켜 주는 유일한 자연현상은 폭풍이다. 폭풍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열정을 일깨운다. 폭풍이 불면 무엇인가 절실해지고, 그런 마음은 글쓰기가와 그림 작업을 통해서만 해소된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폭풍이 많이 부는 나라가 있다면 그 산꼭대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이 지상에 과연 그런 장소가 있을까? 있다면 언젠가는 그런 곳으로 가서 시와 그림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184p)

세인의 눈으로 볼 때는 칼릴 지브란의 삶 자체가 폭풍 같은데, 정작 본인은 폭풍을 해방구처럼 여겼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의 고통조차도 지나가는 폭풍처럼 여겼던 게 아닐런지.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주지만, 한순간에 앗아가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고독 속에서 묵묵히 예술의 길을 걸었던 화가이자 시인입니다. 

예언자 알무스타파는 오르팰리스 성에서 열두 해 동안 살면서,자신이 태어난 섬으로 데려갈 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침내 저 멀리 바다에서 안개에 싸여 자신의 배가 오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는 눈을 감고 고요한 영혼으로 기도를 드립니다. 여기 성벽 안에서 보낸 고통의 날들은 너무 길었다고, 슬픔 없이 영혼의 상처 없이는 이 성을 떠나지 못할 거라고. 배가 도착하여 떠나려는 그에게, 사원의 성소에서 한 여인이 나와 말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알미트라, 바로 여성 예언자입니다. 그녀는 알무스타파에게 부탁합니다.

"우리에게 당신의 진리를 말해 주십시오." 그러자 그는 대답합니다. "오르팰리스 사람들아, 내가 무엇을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이 순간에 그대들의 혼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것외에는."

<예언자>라는 책은 알미트라가 묻고, 알무스타파가 답하는 이야기입니다. 사랑에 대하여 말해주십시오, 결혼은 무엇입니까, 아이들에 대하여, 주는 것에 대하여,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하여....죽음에 대하여 말씀해주십시오. 그리고 마지막 작별을 나눕니다. 잊지 말라. 내가 그대들에게로 다시 오리라는 것을.

이 책은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우리는 가슴 속에 그 말들을 간직한 채 살아갈 것입니다. 언젠가 다시 또 보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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