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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와 다른 아이 ㅣ 한울림 장애공감 그림책
엘리사 마촐리 지음, 소니아 마리아루체 포센티니 그림, 유지연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18년 1월
평점 :
"쟤는 이상하게 생겼어."
아이들은 눈에 보이는 대로 말합니다.
뭔가 자신과 다르면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특별히 악의 없이 누군가를 놀렸다고 해도 당하는 사람이 상처를 받았다면 그건 폭력입니다.
어른들은 아이들끼리 장난치거나 놀리는 것들을 가볍게 여기지만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분명히 알려줘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다름이 결코 틀리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
사람은 누구나 평등한 권리를 가졌다는 것.
그러니까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차별하거나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
<우리와 다른 아이>는 조금 특별한 아이가 나옵니다.
선천적 안면기형을 가진 그 아이는 한쪽 눈이 엄청나게 큽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아이를 짝짝이 왕눈이라고 부릅니다.
왜 그 아이의 눈이 큰지 모르면서, 우리는 여러가지 추측을 합니다. 아기였을 때 세발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졌거나 아니면 망원경을 삼켰을거라고.
어쩌면 아프리카에 놀러 갔다가 코끼리한테 머리를 맞았을 수도 있다고.
우리는 아는 게 많지만 그 아이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여깁니다. 왜냐하면 그 아이는 우리와 다르니까.
쉬는 시간이 되면 우리는 함께 모여서 떠들고 놀지만 그 아이는 혼자 땅을 파며 놉니다.
날마다 땅만 파는 그 아이는 벌레를 잡아먹을지도 모릅니다. 윽, 징그러워라.
학부모 모임이 있던 날 오후, 엄마는 나를 집에 혼자 놔둘 수 없어서 학교에 데리고 갔습니다.
"필리포, 밖에서 놀고 있어." 엄마가 말했습니다. 그런데 운동장에 짝짝이 왕눈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도 집에 혼자 있을 수 없었나 봅니다.
조심조심 그 아이에게 다가갔다가 눈이 마주쳤습니다. 나는 너무 놀라서 넘어질 뻔했습니다.
그 아이는 손바닥 위에 놓인 달팽이를 보여줬습니다. 달팽이는 더듬이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달팽이가 겁내지 않는 건 그 아이가 자기를 해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서랍니다. 그 아이는 나에게 천천히 또박또박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보물을 보여 줄게."
그 아이한테는 자기를 지켜주는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 밤마다 땅속에 보물을 넣어두기 때문에 날마다 그 보물을 꺼내려고 땅을 판다고 했습니다. 그 아이는 자신의 소중한 보물들을 나에게 알려줬습니다. 그 아이의 보물이 너무나도 멋져서, 나는 용기를 내어 그 아이를 쳐다보았습니다. 그 아이의 작은 쪽 눈이 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필리포야, 너는?" 그 아이가 말했습니다.
"나도." 나는 대답했습니다. "내 이름도 필리포야."
우리는 천천히 하늘과 바다, 나무와 새, 우리와 다른 아이들에 대해서 얘기하며 함께 웃었습니다. 필리포는 모르는 게 없는 아이였습니다. 별자리 이름도 가르쳐주었는데 나한테는 어려워서 바로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함께 할 시간이.
필리포는 참으로 멋진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와는 다른 아이, 그냥 '그 아이'였던 존재가 '우리'가 될 수 있었던 건 짧지만 함께 보낸 시간 덕분입니다. 세상에는 나와 다르지만 소중한 것들이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야 그 소중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필리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