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물 듯 저물지 않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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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그런가....'라는 생각으로 읽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겉도는 느낌이랄까.

조야, 라스 그리고 미노루와 스즈메.... 뭐지?  이들의 관계는...

한참 읽다가 알아차렸습니다. 소설 속의 소설이라는 걸.

<저물 듯 저물지 않는>라는 소설의 주인공이 읽고 있는 소설은 북유럽 미스터리물.

마치 거울의 집 속에 들어간 것 같았습니다.

소설책을 든 나는, 소설 속에서 소설을 읽고 있는 누군가를 보고 있습니다. 아니, 그가 읽고 있는 소설을 함께 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소설은 주인공의 현실과 주인공이 읽고 있는 소설 속 세상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흔히 소설을 읽는 순간에는 소설 속에 빠져드는 느낌으로 읽게 되는데, 이 소설은 '소설책을 읽고 있는 주인공' 때문에 '내가 소설을 읽고 있구나'라는 걸 수시로 깨닫게 됩니다.

단조로운 일상을 살고 있는 주인공은 블록버스터 영화 같은 소설책을 읽고 있습니다. 단숨에 쭉 읽는 게 아니라 자꾸만 읽다가 멈추게 됩니다. 누군가 말을 걸거나 뭔가 해야할 일들이 생겨서 즐거운 독서를 방해합니다. 어쩔 수 없이 아쉬운 마음으로 책을 덮습니다.

쉰이라는 나이.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는 매년 처음으로 자신의 나이를 살고 있습니다. 열 살도 처음이고, 스무 살도 처음이고, 쉰이라는 나이도 처음이겠지요.

다만 자신을 기준으로 더 어린 사람을 볼 때는 '아직 어려서 잘 모를 거야.'라고, 더 나이든 사람을 볼 때는 '저 나이쯤에는 다르겠지.'라고 넘겨짚곤 합니다.

결국 남과의 비교가 아닌, 오로지 자신만을 바라볼 때는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나이가 든다는 건 분명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줍니다. 그런데 정작 변한 건 주변이지, 자기자신은 아니란 걸 발견하게 됩니다.

스무 살에 누군가를 사랑했던 '나'는, 지금 현재도 사랑하고 있습니다. 단지 상대방이 바뀌었을 뿐입니다.

산다는 건 문득 '나'를 확인하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난 이렇게 살고 있구나.'라는...

<저물 듯 저물지 않는>을 읽는 내내 몰입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이 소설책을 읽는 '나'를 수시로 자각했기 때문입니다. 미처 다 읽지 못해서 아쉽게 덮을 정도의 소설책은 아니지만 묘한 여운을 남기는 소설책인 것 같습니다. 뭐지?  끝나도 끝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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