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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이정하 지음, 김진희 그림 / 생각의서재 / 2017년 11월
평점 :
어제는 딸아이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어요.
"나, 사랑에 빠졌어요."
그러고는 종이 한 장을 꺼내 보여줬어요.
두 사람이 그려진 종이 위에 유독 하트가 크게 보였어요.
딸아이가 좋아한다는 그 아이와 자기를 그려 놓은 거예요.
두 사람 사이에 커다란 하트, 그리고 자기 눈에 하트 뿅뿅 두 개.
그런데 친구들이 그림을 보고 놀렸대요.
"뚜루 뚜뚜 뚜루 뚜뚜 OO는 □□를 사랑한대요~~" 라면서...
그 얘기를 해주면서도 딸아이는 웃었어요.
저도 따라 웃었어요.
"우리 딸이 정말 사랑에 빠졌구나."
제가 어릴 때도 친구들 사이에 누가 누굴 좋아한다고 하면 놀려댔어요. 그러면 당사자인 누군가는 부끄러워하거나 화를 냈던 것 같아요.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게, 왜 놀림거리가 되어야 하는지 따져볼 새도 없이, 저도 모르게 '사랑은 몰래 숨겨야 하는 감정이구나.'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사춘기 시절의 저는 짝사랑이 취미였어요. 슬프거나 절절한 짝사랑이 아니라 몰래 사랑하는 그 감정을 즐겼던 것 같아요. 그 때문일까요? 어른이 된 후에도 사랑을 표현하는 게 부끄럽고 어색했던 것 같아요.
풋풋한 이십대 시절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는 것이 제가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의 최대치였던 것 같아요. 제 글만으론 부족한 부분은 시(詩)로 채웠어요. 아마도 태어나서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시(詩)를 많이 읽었던 시기가 사랑에 빠져 있던 그때가 아니었나 싶어요.
이정하 시인은 제가 좋아하는 시인 중 한 분이세요. 사랑 때문에 기쁘고, 사랑 때문에 설레고, 사랑 때문에 아프고, 사랑 때문에 외로운 사람들을 위한 시.
처음 이정하 시인의 시집을 읽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정하 시인은 한결같이 '사랑'에 대해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사랑 앞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인은 끝없이 사랑을 이야기합니다. 어제도, 오늘도 어쩌면 먼 훗날 마지막 순간에도 시인은 사랑을 이야기하겠지요. 아무리 말해도 아직 못 다한 말이 남아 있는 건 바로 '사랑' 때문이라고.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사랑' 때문이라고.
여전히 사랑 표현에 서툰 저는, 시인의 목소리를 빌려 제 마음을 표현해봅니다.
"사랑하는 이유
- 그대 내게 왜 사랑하는가 묻지 마세요.
내가 그대를 사랑함에 있어
별다른 이유가 있을 리 없으니.
그저 그대가 좋으니 사랑할밖에.
그저 그대가 사랑스러우니 사랑할밖에."
사랑에 빠진 우리 딸을 보니, 그저 사랑스러워서 사랑할밖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