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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독서 - 책은 왜 읽어야 하는가
서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7년 10월
평점 :
기생충학자 서민 교수님 처음 본 건 어느 TV 프로그램입니다.
너무나 생소한 기생충학을 연구한다는 점도 신기했지만 그분의 말투에서 느껴지는 수줍음이 매우 신선했습니다.
이제까지 봐왔던 전문가 혹은 교수님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라서... 좋은 의미로.
'나 이만큼 알아요. 그러니 내 말이 옳소.'라는 식의 잘난척이 눈곱만큼도 없는 태도, 하지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는 데에는 거침이 없는 언변.
이 정도가 서민 교수님을 본 첫인상이었고, 이후 잊고 있었는데.
바로 이 책 <서민 독서> 덕분에 다시금 떠올리게 됐습니다.
'아, 이 분이 책도 썼구나. 주제가 책이네. 어떤 내용일까?'
이 책은 독서가 왜 중요한지를 몸소 체험한 서민 교수님의 이야기이자, 다양한 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린 시절에 병약했던 탓에 책 읽기를 좋아했던 소년이 아버지께 크게 혼이 난 후(당시 아버지는 책만 보는 아들을 못마땅하게 여김) 아예 책과 멀리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서른이 넘어서야 책의 매력에 빠졌고 지금은 독서를 널리 권장하는 '독서 전도사'가 된 것입니다.
저는 서민 교수님의 책을 처음 읽기 때문에 이전에 쓴 소설이 왜 망했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망한 소설 이후에 엄청난 책들을 읽고나서 쓴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하니까 독서 덕분이라는 주장이 맞는 것 같습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어야 좋을 글을 쓸 수 있다는 건 확실히 맞는 것 같습니다.
암튼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서민 교수님 특유의 겸손한 태도가 글 속에서도 묻어납니다. 사람 마음이 비슷비슷한 것이, 대개 잘난척 하는 사람을 싫어합니다. 실제로 잘난 사람일지라도 본인이 너무 잘난 티를 내면 미움을 받습니다. 그런데 서민 교수님은 자신도 늦은 나이에 책을 읽게 되었고, 이런 책들을 읽으면서 좋은 점들이 많았더라는, 매우 솔직한 경험을 이야기해주니 쉽게 공감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한 점이 예리하게 느껴집니다. 인터넷 세상에서 수없이 달리는 댓글들이 이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걸 처음 알게 됐습니다. 악플로 인한 피해가 큰 줄은 알았지만 악플 내용이 어휘력 부족에서 오는 무지의 산물이었다는 건 꽤 충격적입니다. 요즘 대한민국을 위기로 몰고 간 그 분이 책보다는 드라마를 좋아했다는 사실이 보여주듯이, 힘을 가진 사람이 책을 읽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걸 우리는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외모를 꾸미면 바로 티가 나지만 독서는 많이 해도 바로 티가 나지 않습니다. 외모는 꾸미지 않아도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지만 독서를 하지 않으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배워야 하고, 책을 읽어야 합니다. 좋은 책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은 지식과 지혜입니다.
아직까지 독서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서민 독서>가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책 속에 나오는 책들 중 적어도 한 권은 읽고 싶어질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