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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란의 비밀 ㅣ 프리데인 연대기 4
로이드 알렉산더 지음, 김지성 옮김 / 아이란 / 2017년 9월
평점 :
<프리데인 연대기>의 네 번째 이야기입니다.
판타지 소설의 매력은 주인공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겁니다.
타란은 달벤 요새에서 돼지치기 조수일 뿐이지만 모험을 거듭할수록 그 누구보다 놀라운 성장을 보여줍니다.
소년에서 청년으로 변해가는 과정.
이번 이야기는 타란이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을 찾기 위한 여행을 담고 있습니다.
달벤의 <비밀의 책>이라면 타란의 궁금증을 단번에 해결해줄텐데...
하지만 타란은 알고 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는 것을.
타란은 아이란위에게 청혼하고 싶지만 자신이 어떤 가문의 사람인지 모르기 때문에 청혼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여행에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과 여러가지 사건들.
아직 타란은 자신을 지킬 만한 힘은 부족하지만 대신에 지혜를 갖고 있습니다. 위기의 순간마다 자신도 몰랐던 지혜를 발휘하게 됩니다.
"인심이 너무 좋아서 사람을 굶겨 죽이겠어요.
가스트는 자기가 인심이 좋다고 생각하고, 고리욘은 자기가 용감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보기에는 두 사람 다 진실을 몰라요. 그렇지만 둘 다 만족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우리의 모습이 진짜 우리의 모습일까요?"
"자기가 본 것이 진실이라면 그렇겠지.
그런데 만일 자기의 생각과 실제가 너무 다르면,
고리욘이 말한 거인 이야기와 비슷해지겠지!
.... 업적은 사실이 아닐수록 커지고 전투는 시간이 지날수록 멋지게 포장되는 것 같아.
그러니 스스로를 영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거 아니겠니?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야." (70-71p)
타란과 프류더의 대화입니다. 굉장히 철학적이지 않나요?
마법사와의 결투, 신기한 일들이 벌어지는 모험들 속에는 탐욕과 거짓, 배신이 난무합니다. 인간의 나약함을 경멸하며 사악한 짓을 서슴치 않는 마법사 몰다를 보면서 타란은 깨닫게 됩니다. 자신은 출생도 모르고 이름도 없지만 나 자신이 인간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마법으로 모습이 변해도 진정한 자아는 바꿀 수 없으니까요.
왠지 약해보였던 타란이 결정적인 순간에 용기를 내어 맞서는 장면은 정말 멋집니다.
판타지 세계에서는 마법이 최고로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여기에서는 오히려 마법으로 인해 혼란에 빠진 세상이 그려집니다. 타란은 마법의 힘이 아니라 자신의 머리와 두 손과 다리로 온갖 시련을 이겨냅니다. 물론 타란의 곁에는 둘도 없는 친구 그얼기가 함께 있습니다. 무서운 마녀 오르두가 알려준 루네트의 거울, 전설에 의하면 자기가 누구인지 알고 싶은 사람은 루네트의 거울을 들여다보면 된다고 합니다. 결국 타란은 루네트의 거울을 들여다봅니다.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우와, 이번 네 번째 이야기는 감동입니다. 흥미로운 모험뿐 아니라 철학적인 교훈까지 주다니.... 훌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