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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청소부
니이츠 하루코 지음, 황세정 옮김 / 성림원북스 / 2017년 9월
평점 :
직업에 귀천이 어디 있느냐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엄연히 직업에 귀천이 있습니다.
청소부, 환경미화원.
세상을 깨끗하게 청소하는 사람들입니다.
떳떳한 직업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습니다.
적절한 예시일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아이가 장래희망이 청소부 혹은 환경미화원이라고 말한다면 그걸 반길 부모가 몇이나 될까요?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는 직업에 따라 사람의 가치를 따지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분명 부당하고 부조리한 세태입니다. 문제는 잘못된 줄 알면서도 바꾸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 세상의 편견을 뒤집는 사람이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청소부>는 일본 하네다 공항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는 니이츠 하루코의 이야기입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2015년 NHK 다큐 <프로페셔널의 조건> - 청소의 프로편에서 소개되면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저 역시 이 책을 읽고서 반성했습니다.
좋은 직업, 나쁜 직업이 따로 있는 게 아니구나라는...
우선 니이츠 씨는 자신의 일을 정말 좋아하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입니다. 그녀 덕분에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남들이 더럽힌 것들을 깨끗하게 치운다는 건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닙니다. 더군다나 지속적으로 청소한다는 건 엄청난 체력이 요구될 뿐더러 단순한 육체 노동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서 직업적 전문성을 무시하기도 합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빌딩 클리닝 기능사'와 같은 청소 관련 자격증이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그녀가 자신의 일을 대하는 태도와 자세를 보면서 프로 정신을 느꼈습니다. 남들 시선에 좌우되지 않고 자신의 소신 대로 일하는 모습이 정말 멋졌습니다. 청소 유니폼을 빨간색으로 제안한 것이나 직책이 바뀌어도 자신을 누군가의 상사나 관리자가 아니라 똑같은 동료로 생각한다는 것이 그녀의 인생 철학을 엿보게 합니다. 특히 출근을 거의 정시에 맞추어 한다는 것이 처음엔 좀 의외였습니다. 일본도 정해진 시간보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일찍 출근하는 것을 좋게 평가하는 관행이 있다는데 그녀는 그 관행을 깬 것입니다. 왜냐하면 청소 현장처럼 일한 시간 만큼 임금을 받는 파트 타임이나 아르바이트 근로자에게 더 일찍 나오라는 건 부당한 요구이기 때문입니다. 일찍 온 시간 만큼 초과 근로 수당을 주지 않으면서 암묵적으로 무료 노동을 강요하는 결과가 되어 버리니까요. 그녀는 누가 뭐래도 당당하게 자신의 영역에서 할 말을 할 수 있는 힘을, 순전히 노력으로 얻어냈습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이 무엇인지 몸소 보여준 니이츠 하루코 씨.
남과 경쟁하지 않고도, 솔직하고 성실하게 주어진 몫을 해내는 것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정말 멋집니다.
"무슨 일이든 진심을 담아야 행복합니다."라는 그녀의 말처럼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행복합시다,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