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도도 - 사라져간 동물들의 슬픈 그림 동화 23
선푸위 지음, 허유영 옮김, 환경운동연합 감수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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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룡을 보기 위해 박물관을 찾습니다.

6500만년 전 지구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인류와 공존했던 동물들이 한순간 멸종되어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내 이름은 도도>는 이미 멸종했거나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에 관한 책입니다.

책 제목에 '도도'가 들어간 건 상징적인 의미가 큽니다.

"as dead as a dodo (도도새처럼 죽은)"라는 말이 "완전히 죽어버린", "멸종된"이라는 뜻의 숙어가 되었고,

이제 이 말을 '잃어버린 모든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음'을 비유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6p)

1681년 모리셔스 섬, 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도도새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도도새의 비극은 1507년 페르난데스 페레이라라는 포르투갈 탐험가가 모리셔스 해안에 처음 상륙하면서 시작됐습니다. 이 섬에 천적이 없었던 도도새는 날개가 퇴화되어 날 수가 없고 빨리 달릴 수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처음 본 사람들에게 거부감 없이 다가갔고, 선원들은 도도새의 호의를 몽둥이로 돌려줬습니다. 포르투갈어로 '도도'란 '멍청하다'라는 뜻인데, 선원들은 뒤뚱거리며 다니는 새를 재밌어 하면서 몽둥이로 쉽게 때려잡아서 식탁에 올렸습니다. 착한 도도새에게 멍청하다는 이름은 너무나 모욕적입니다. 이제는 그조차 불러볼 일이 없으니 가슴 아픈 일입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멸종 동물에 대해서 잘 몰랐을 뿐 아니라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인간에 의해서 인위적인 멸종을 당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보면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너무나 잔인해서 소름끼쳤습니다. 솔직히 우리의 일상에서 다양한 생물들을 만날 일은 거의 없습니다. 기껏해야 애완으로 키우는 고양이와 개 정도. 그래서 지구에 생존하는 생물종이 우리의 생존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잊고 있었습니다. 인류가 저지른 만행들로 인해 지구환경이 오염되고, 생물종들이 하나씩 멸종되고 있다는 사실을, 어쩌면 외면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콜럼버스에 대한 두 가지 관점에 대해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옳고 그름과 선악을 판단하는 최소한의 기준은

생명을 존중했느냐가 되어야 한다.

그 생명이 인간이든 동물이든 마찬가지다." (248p)

인류의 역사를 보면 유럽 열강의 침략으로 수많은 민족이 멸종되었습니다. 인류의 약육강식은 생존을 위한 본능이 아닌 추악한 일면인 것 같습니다.

주머니늑대와 오스트레일라 원주민들은 세상과 단절된 태즈메이니아섬에서 평화롭게 살아왔습니다. 그러나 영국인들이 도착한 뒤 태즈메이니아는 감옥으로 변했습니다.

1770년 영국인은 이 땅을 자신들의 소유로 선포했고, 1803년에는 흉악범들을 이곳으로 보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총독인 조지 아서는 학살령을 내려 모든 원주민을 죽였습니다. 마지막 원주민 여자인 트루가니니는 자신이 종족의 마지막 남은 한 명이라는 것을 알고 영국인에게 자신이 죽은 뒤에 시신을 해부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하지만 1876년 그녀가 사망하자마자 영국인들은 그녀를 난도질하여 해부한 뒤 그녀의 유골을 오스트레일리아 호바트박물관에 전시했다고 합니다. 주머니늑대가 멸종된 과정도 원주민과 매우 비슷합니다. 도도새, 후이아, 여행비둘기, 과달루페카라카라, 뉴펀들랜드늑대, 일본늑대, 모래고양이, 아이아이, 인도치타, 안경가마우지, 코끼리새, 중국 코뿔소, 코끼리거북, 오레스티아, 이룽잉어, 카리브몽크물범. 그리고 책에는 안 나오지만 한국 호랑이 역시 멸종됐습니다.

책에 미처 다 담지 못할 정도로 멸종된 생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사라져간 동물들을 하나씩 기억하며, 잔인한 인류의 역사를 되짚어봤습니다. 도도새가 멍청한 것이 아니라 도도새를 죽인 인간이 멍청했다는 것. 이제는 우리가 좀더 지혜로워져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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