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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2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푸른숲 / 2017년 5월
평점 :
<형제>는 중국판 막장 드라마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파란만장 인생 스토리가 담겨 있습니다.
어쩌면 사람마다 호불호가 크게 갈릴 수도 있는 소설입니다.
저 역시 10년 전에 읽었다면 망측스럽다고 덮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호기심에 다시 펼쳤을 수도 있습니다.
인간이란 본디 남들 앞에서 고상한 척 해도, 결국은 본능에 충실한 법이니까.
그러나 일부러 점잔을 부리는 게 아니라 아직 순진해서 인생의 어두운 면은 보려고 하지 않는 걸 수도 있습니다.
1권에서는 이광두가 어떻게 송강과 형제가 되었는지 이들 부모의 사연과 류진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광두와 송강을 괴롭히던 세 명의 중학생(손위, 조승리, 류성공)이 훗날 어떤 인생을 살게 되는지를 주목해볼 만 합니다.
인생은 전화위복, 새옹지마라더니.... 알다가도 모를 것이 인생인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중국 문화대혁명 시기를 거쳐 개혁개방 시대를 맞으면서 급변하는 모습을 여러 인간 군상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이광두와 송강 사이에 등장한 임홍의 존재는 갈등의 씨앗인 것 같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송강과 임홍이 결혼하고, 이광두는 잘나가던 공장장 일을 때려치고 사업을 하려다 거지 신세가 됩니다. 망나니 같은 이광두보다 샌님 같은 송강이 훨씬 나은 인물인 줄 알았는데, 2권에서는 송강에게 너무나 실망했습니다.
2권에서는 환골탈태 성공한 이광두와는 대조적으로 몰락해가는 송강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여기에서는 강호를 떠도는 희대의 사기꾼 주유가 등장합니다. 그의 역할은 단순하고 명쾌합니다. 본인의 이득을 위해 남들을 속이고 이용해먹는 파렴치한 사기꾼. 주유는 순진하고 착한 송강을 속여서 인생을 망쳐놓고, 자신은 류진으로 돌아와 버젓이 가정을 꾸리고 삽니다. 주유에 비하면 이광두는 착해보이는 정도랄까. 본능에 충실한 짐승남 이광두는 적어도 누굴 속이거나 비열하게 이용하지는 않으니까.
2권을 읽는 내내 느낀 감정은 분노와 실망이었습니다.
바보 송강. 그는 시대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살아가는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아내 임홍을 사랑하고, 자신의 업무에 충실하지만 성공과는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갑니다.
고난을 감내할 줄만 알았지, 과감하게 극복할 줄은 몰랐던 바보라서 끝끝내 비극을 맞이합니다. 그런데도 송강은 마지막까지 원망은커녕 이광두와 임홍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어쩌면 송강은 제 아버지마냥 사랑밖에 모르는 바보라서, 남들 눈에는 비극적인 삶이지만 자신은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노라 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이광두는 세속적인 성공을 거머쥐고 돈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누리며 결국엔 임홍까지 제 사람으로 만들지만, 송강의 죽음 앞에 허물어지고 맙니다.
이 지구상에 단 한 사람의 혈육도 없는 천애고아가 된 이광두.
<형제>의 마지막 장면은 우주여행을 앞둔 이광두가 송강의 유골함을 가져가는 것입니다.
영원히 우주 궤도상에 올려놓겠다고, "그렇게 되면 내 형제 송강은 외계인이다!"(474p)라고. 이광두와 송강은 영원한 형제입니다.
희극과 비극이 공존하는 우리의 인생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