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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부엌 - 냉장고와 헤어진 어느 부부의 자급자족 라이프
김미수 지음 / 콤마 / 2017년 5월
평점 :
생태적으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습니다.
이 책은 독일에 살고 있는 김미수, 다니엘 부부의 생태적 삶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헬렌 니어링처럼 식생활을 채식으로 바꾸고, 생태적으로 텃밭 농사를 짓고, 모자란 식재료는 지역산과 국내산 유기농 작물로 사 먹고, 필요한 물건은 특히 전자제품은 되도록 중고로 구입하기 등이 이들 부부가 실천하는 생태적 삶의 방식입니다. 제가 가장 놀란 건 냉장고와 전기밭솥을 없앴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대다수의 가정에서는 하루 24시간, 냉장고와 전기밭솥을 사용하고 있을 겁니다. 정말 단 하루, 아니 한 시간도 전기 없이는 살 수 없는 삶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더운 날씨에도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와 음식들을 수시로 꺼내 먹기 때문에, '냉장고 없이 살기'는 불가능한 미션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이들 부부의 삶이 놀랍게 느껴집니다.
지구 온난화, 환경 문제 등을 거론할 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면 <생태 부엌>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이들 부부의 작지만 소소한 일상의 변화와 노력들이 우리에게는 낯설게 보입니다. 아무도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듯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텃밭을 만들 여유가 없다면 옥상이나 집 앞 베란다에 큰 화분을 두고 부추나 타임처럼 손이 덜 가는 여러해살이 작물들을 길러보는 것으로 시작해도 좋다고 말이죠. 도시에 살면서 자연과 분리된 삶을 살고 있는 사람에게 화분 가꾸기는 땅에 뿌리 내리는 첫 걸음이 되는 겁니다.
또한 인도 출신의 환경운동가 사티쉬 쿠마르의 말을 빌어서, 실천 방법을 알려줍니다.
"소박한 삶, 생태적인 삶을 위해서는 부엌에서 식사 준비를 하는 경험이 중요하다."
쿠마르씨는 영국 생태 교육 기관 슈마허 칼리지의 창립자이자 프로그램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데, 실제 슈마허 칼리지에는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식사 당번을 맡는다고 합니다. 저는 이 부분에 큰 공감을 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장을 보거나 텃밭을 가꾸고, 직접 수확한 재료로 상을 차리고, 설거지와 뒷정리를 하는 과정이 생태적인 순환의 삶을 교육하는 과정인 겁니다. 일부러 설명하고 가르치지 않아도 본인이 실천함으로써 생태적인 삶을 체득하는 것입니다.
이들 부부는 생태 부엌을 삶의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식(食), 먹는 일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니까요.
그래서 이 책에는 구체적인 생태 농사법, 채식 밥상을 위한 다양한 레시피들이 나와 있습니다. 고기를 당장 끊을 수는 없겠지만, 여기에 소개된 레시피를 참고하여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채식 밥상을 차려야겠습니다. 소박하고 품격있는 생태적인 삶이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