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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너를 잃었는가 ㅣ 미드나잇 스릴러
제니 블랙허스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7년 6월
평점 :
절판
숨이 턱 막히는 느낌입니다.
억울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그야말로 삶을 송두리째 빼앗겼던 한 여인의 이야기입니다.
수전 웹스터.
그녀는 생후 12주 된 아들 딜런을 죽인 혐의로 6년형을 선고받습니다.
그리고 3년 뒤 가석방됩니다.
새로운 이름으로 인생을 다시 시작하려는 수전에게 편지봉투 하나가 배달됩니다. 그 속에는 어린 남자아이의 사진 한 장이 들어 있고, 뒷면에 딜런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도대체 누가 수전에게 딜런의 사진을 보낸 걸까요? 4년 전에 죽은 아들 딜런... 혹시 살아 있을 수도 ... 아니면 누군가의 복수?
사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을 죽인 기억이 없습니다. 의식을 잃었다가 깨어나보니 자신은 산후 우울증으로 생후 3개월 된 아들을 죽인 살인자가 되어 버렸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녀는 아들을 죽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누가 왜 그녀에게 이런 끔찍한 누명을 씌운 걸까요?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를 의심하게 만듭니다. 수전 웹스터도 아들 딜런의 사진을 받았지만 자신이 죽이지 않았다고 확신하질 못했습니다. 기억하지 못하니까.
어쩌면 그건 응급상황이라 제왕절개로 태어난 아기를 내 아기라고 느끼지 못했던 것처럼 도둑맞은 시간이 그녀에게 주는 고통일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수전은 유일한 친구 캐시와 그녀를 찾아온 기자 닉의 도움으로, 아들 죽음 뒤에 숨겨진 비밀들을 하나씩 찾아갑니다.
저는 이 소설을 굉장한 반전의 미스터리물로 소개하고 싶지 않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상상하기조차 두려운 공포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된 그 순간부터 '나는 정말 부모가 될 자격이 있나'를 끊임없이 되물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것이 부모로서 한없이 부족한 나 자신을 위로하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비록 소설이지만 수전이 겪은 비극을 그저 소설로만 볼 수 없었습니다.
산후 우울증으로 자신의 아기를 죽이는 것보다 더 소름끼치는 건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의 희생은 아랑곳하지 않는 사악하고 이기적인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저마다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보고 싶은 것만 보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내 안에 가둘 수는 없습니다. 내 것인양 가두는 순간 사랑은 사라지고 집착과 광기만 남습니다. 그것은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뿐 아니라 사람 간의 모든 관계에도 해당되는 것 같습니다.
지독한 사랑, 그 끝에 악마를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구원하는 건 진실 그리고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