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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을 품은 일상
이상윤 지음 / PUB.365(삼육오)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학창 시절에 보면, 학과 선생님보다 더 알기 쉽게 설명을 잘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똑같이 배우는 입장에서 눈높이 교육을 해준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암튼 수업 시간이 재미있으려면 배우는 내용이 나와 연관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잘 가르치는 선생님은 알맞은 비유나 예시를 활용하여 학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고, 몰랐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생물학을 품은 일상>은 현재 GVCS(음성 캠퍼스)에 재학 중인 학생이 쓴 책입니다.
사람은 아는 만큼 세상을 본다고 합니다. 이 책의 저자 역시 매일 생물학에 빠져있다보니 일상의 것들도 생물학적 흐름으로 바라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물학을 가르쳐 주신 선생님께서, "생물을 공부할 때는 단순한 암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Biogical Mind(생물학적 마음가짐?)을 가지고 전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해주셨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생물학적 마음가짐으로 바라본 일상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을 공부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생물학을 모르는 사람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만한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우리 일상을 생물학에 빗대어 설명해주니까요.
목차만 보면 에너지와 생존, 구조와 대사, 안정과 균형, 생식, 관계와 상호작용, 변화와 적응이라는 생물학적 용어로 되어 있지만 막상 읽어보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다양한 생물 종들이 어떻게 생존하는가를 재미있게 알려줍니다. 벌, 개미부터 바다 생물과 육지의 수많은 동식물들... 무엇보다 우리 몸과 인간 사회 구조에 대하여 생물학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꽤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걸 알게 됩니다. 예를 들어 근래 유행하는 '금수저'에 대해서 생물학적으로 보면, 금수저의 기능은 효소와 같다고 설명합니다. 효소는 단백질성의 촉매제로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반응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일어나도록 돕는 역할을 합니다. 금수저가 부모에게 받은 경제적 혜택으로 남들보다 더 많은 기회를 갖는 것처럼 말이죠. 그런데 여기에서 주목할 것이 있습니다. 효소는 효율성일 뿐, 아무리 효소가 많아도 효소에 결합하는 기질이 없으면 효소는 쓸모가 없어집니다. 효소가 작용하는 반응물을 기질이라고 하는데, 헤모글로빈이 산소라는 기질이 없는 진공 상태에서는 죽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즉, 자신의 노력(기질)이 없으면 금수저(효소)라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겁니다.
또한 세포의 신호전달 과정을 인간 사회의 기업구조와 비교한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구글과 같은 세계적인 혁신 기업은 회사 체계를 최대한 간단하면서도 수평적인 구조로 바꾸고 있습니다. 상호 간의 교류가 활발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위한 것인데,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수많은 혁신에 기여했다고 평가합니다. 우리 몸도 신호 전달이 가장 복잡한 곳이 '뇌'입니다. 복잡한 신호 전달이 필요할 때는 수직적인 신호 전달보다는 수평적 구조의 신호 전달이 효과적이라는 것. 이것은 창의적 발상을 위한 필수 조건입니다. 우리 몸의 세포부터 사회적 네트워크까지 신호 전달, 즉 상호 교류와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새삼 확인하게 되네요.
마지막으로 사드에 대한 생물학적 관점이 매우 타당하게 여겨집니다. 사드는 특정 미사일을 타깃으로 삼아 요격하는 시스템인데,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미 해로운 바이러스에 노출된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죽이진 못하고 무력화시키겠다는 것이 사드라는 것. 건강을 생각한다면 질병 치료 이전에 예방에 신경써야 하듯이, 사드 배치를 놓고 북한 위협에 대한 대비책으로만 여기지 말고 어떻게 북한과 평화적으로 관계 회복을 할 것인지 근본적인 문제를 논의하자는 것입니다. 중요한 건 현재 사드 배치가 아니라 미국에만 의존하고 있는 국가안보 시스템을 재정립하는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전략적 생존을 모색해야 하는 단계일지도...
이 책을 읽고나니 생물학이 굉장히 매력적인 학문이라는 점과 그것을 먼저 발견하고 책까지 써낸 이상윤 학생이 참으로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정 배움의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