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은 소재부터가 흥미롭습니다.

잠... 누구나 해야만 하는 것, 그러나 제대로 모르는 것.

요즘은 심한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등 잠을 자는 동안 발생하는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수면 검사를 합니다.

하지만 별다른 문제를 못 느끼는 경우라면 자신이 어떤 상태로 잠을 자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잠들어 있는 시간 동안에 우리의 뇌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잠의 세계는 우리가 탐험해야 할 신대륙이에요. 캐내서 쓸 수 잇는 소중한 보물이 가득 들어 있는 평행 세계죠.

앞으로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단잠 자는 법을 가르치는 날이 올 거예요. 대학에서는 꿈꾸는 방법을 가르치게 될 거예요.

대형 스크린으로 누구나 꿈을 예술 작품처럼 감상하는 날이 올 거예요.

무익하다고 오해를 받는 이 3분의 1의 시간이 마침내 쓸모를 발휘해 우리의 신체적, 정신적 가능성을 극대화시키게 될 거예요.

내 <비밀 프로젝트>가 성공하면 잠의 세계에 신기원을 열게 될 거예요. 그야말로 혁명적인 변화를 불러오는 거죠."  (14p)

카롤릴 클라인, 59세 유명한 신경 생리학자이자 수면 전문가인 그녀는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수면 과정은 다섯 단계로 [ 0단계 : 입면, 1단계 : 아주 얕은 잠, 2단계 : 얕은 잠, 3단계 : 깊은 잠, 4단계 : 아주 깊은 잠, 5단계 : 역설수면 ] 이다음에 잠재기가 오는데, 이때 잠이 깨거나 수면 주기가 다시 시작됩니다. 뇌파는 두뇌 활동을 할 때의 베타파, 수면 1단계에 해당하는 휴식 상태의 알파파, 수면 2단계인 얕은 잠에 해당하는 세타파, 수면 3단계와 4단계에 해당하는 델타파, 그리고 극도로 집중하는 순간에 나타나는 감마파가 있습니다.

카롤린 교수는 역설수면 다음에 존재하는 6단계를 연구 중인데, 이것은 자연적인 수면 과정이 아니라 인공적으로 더 깊은 잠을 유도하는 인위적인 수면 단계로, 심장 박동은 더 느려지고 몸은 더 이완되지만 두뇌 활동은 더 활발해지며, 뇌파는 45헤르츠를 넘는 엡실론파라는 새로운 형태의 파동이 생깁니다. 그녀는 이 수면 6단계에 <솜누스 인코그니투스>, 즉 <미지의 잠>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솜누스 인코그니투스>의 발견은 단순히 잠의 세계뿐 아니라 철학, 양자 물리학, 신경학, 영적 세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주리라 확신하는 카롤린 클라인.

그러나 수면 6단계를 거의 성공한 실험에서 피실험자가 죽으면서 <비밀 프로젝트>의 책임자였던 카롤린은 대중의 비난을 받게 됩니다. 교수직에서 물러난 카롤린은 하나뿐인 아들에게도 알리지 않은 채 잠적해버립니다.

스물일곱 살인 아들 자크 클라인은 사라진 엄마 때문에 불면의 밤을 보내다가 꿈 속에서 20년 후의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48살의 자크 클라인은 말레이시아의 세노이족에게 가 있는 엄마를 구하라고 말합니다. 엄마가 위험에 처했다는 경고를 하지만 스물일곱 살의 자크는 곧이듣지 않습니다. 그러나 결국 말레이시아로 떠난 자크는 48살 자크의 말들이 모두 사실임을 알게 됩니다.

1권은 카롤린 클라인의 <비밀 프로젝트>보다는 아들 자크의 성장 과정을 통해 잠의 비밀을 풀어내는 이야기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겁 많고 학업이 부진했던 자크가 엄마의 수면 치료로 놀랍게 성장하는 걸 보니 실제라면 정말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소설이지만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내용이라서 좀더 알아보고 싶은 동기가 된 것 같습니다. 늘 소설은 과학보다 몇 걸음 앞서가니까.

때론 소설이 우리에겐 타임머신이 아닐까라는... 어떤 시공간으로든 우리를 초대하는 멋진 소설 속으로 빠져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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