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와 운명 모리스 마테를링크 선집 2
모리스 마테를링크 지음, 성귀수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혜와 운명>은 단순한 산문집이 아닙니다.

제게는 아우렐리우스 명상록과 같은 책입니다.

저자 모리스 마테를링크는 벨기에 출신으로 유일하게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자 극작가, 수필가라고 합니다.

이 소개글만으로는 누군지 잘 몰랐는데, <파랑새>라는 동화 같은 희곡작품을 쓴 작가라고 얘기하니 바로 "아하!"라고 끄덕여집니다.

모리스 마테를링크라는 작가 이름은 낯설지만 <파랑새>는 '행복'에 관해 이야기할 때 늘 떠오르는 작품입니다.

바로 그 작가의 책.

역시나 깊이가 다릅니다.

"이 책에서는 지혜, 숙명, 정의, 행복, 사랑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할 것입니다.

지금처럼 불행이 만연한 세상에서 보기 드문 행복을 이야기하고, 불의가 판치는 가운데 정의의 이상을 거론하는 것,

무관심과 증오가 난무하는 가운데 감도 잘 오지 않는 사랑을 역설하는 것 자체가 다소 뜬끔없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

삶의 지혜를 논하는 철학자들에게 이따금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는 것은 그런 사정 때문입니다.

.......

우리를 둘러싼 삶의 가장 빛나는 풍요는 무엇보다 내면의 성찰과 사색을 위해 눈앞의 요청을 우회해간 사람들의 정신으로부터 움텄습니다.

그들은 가시적인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자기만의 책무를 용기있게 짊어졌지요.

세상에는 그렇게 다가올 시대의 과제를 생각하면서 지금 현재의 소명에 충실한 사람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17p - 18p)

왜 우리가 삶의 지혜와 행복에 대한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책은 1898년 작품입니다.

2017년과 1898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느껴집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세상은 불행이 만연하고, 불의가 판치고 있었다니...

그러니 우리는 불행 속에 갇혀 있을 것이 아니라 행복을 생각하고, 행복을 말하고, 행복을 행동해야 한다고 작가는 말합니다.

파랑새처럼 우리는 누구나 행복의 씨앗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걸 깨달아야 합니다.

<지혜와 운명>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행복하고 현명해지기를.

이 책을 읽으면서 깨달음을 주는 문장마다 줄을 그었습니다. 소리내어 읽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여기에 적어봅니다. 아직 제 안에서 완전히 흡수되지 못한 문장들이라서.



 

삶이란 고통 자체보다 그 고통을 받아들이는 방식 때문에 더 고통스러운 법입니다.

무례하게 들이닥친 전달자의 어깨너머를 보지 못하는 사람들을 두고 아나톨 프랑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들이 불행한 것은 자신의 잘못이다. 인간의 진짜 불행은 내면에서 비롯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불행이 외부에서 침입한 이질적인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다.

불행이란 우리가 우리 안에서, 우리 자신의 실체를 버무려 만들어내는 무엇이다." (81p)

 

 

보통 사람은 백여 개의 열린 문으로 운명이 들락거리는 성곽과 같습니다.

그러나 정의롭고 지혜로운 사람은 오직 단 하나의 빛나는 문을 굳게 걸어 잠근 요새라고 할 수 있지요.

운명은 사랑을 앞세워 그 문을 두드려야만 요새 안으로 진로를 뚫을 수 있습니다.

운명이란 대개 좋지 않은 일을 통해 자신의 힘을 드러내지만,

정의로운 사람을 공격할 때는 선한 행동을 매개로 하여 뒤통수를 치기 일쑤입니다. (92-93p)

 

 

우리의 행복과 불행은 출생과 죽음 사이에서 우리가 무엇을 하느냐로 결정되지요.

한 인간의 행불행과 그 진정한 운명은 죽음이 아니라 죽음이 닥치기 전의 시간 속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98p) 

 

 

지혜를 갖춘 사람의 손에 행복이 들어가면 행복은 황금덩어리처럼 단단하고 빛이 나지요.

사람은 자신이 이해하는 만큼만 행복할 수 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의 불행이 보통 사람의 불행을 닮는 일은 종종 일어납니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의 행복은 그렇지 못한 사람의 행복이라 부르는 것과는 거의 상관이 없습니다.

불행보다 행복에 훨씬 더 많은 미지의 영역이 숨어 있습니다.

불행은 항상 똑같은 목소리로 말하고, 행복은 깊은 대신 더 조용한 목소리로 속삭입니다. ( 100p)

 

 

 

사랑을 할 때, 우리가 도달할 수 있는 것 이상의 수준을 지향하며 사랑합시다.

사랑의 감정으로 사랑할 수 있을 때, 동정심으로 사랑하지 맙시다.

정의를 근거로 용서할 수 있을 때, 선의를 남용해 용서하지 맙시다.

존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 때, 위로하는 법을 배우지 맙시다.

아, 사람을 향한 사랑의 수준을 끊임없이 향상시킵시다!

동네 우물에서 길어 올린 적선 한 동이보다 산꼭대기 샘에서 담아낸 사랑 한 사발이 훨씬 더 소중합니다. (132p)

 

 

 

시간은 수줍은 나그네입니다. 문 앞에서 그를 맞이하는 집주인의 표정 하나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지요. 시간이 우리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은 우리 영혼을 쉼터 삼아 들른 손님일 뿐, 그런 시간을 우리가 책임재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문가에 서서 그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넬 준비가 되어 있는 집주인이야말로 지혜로운 자이지요.

그러려면 가장 단순한 행복의 이유들을 자기 안에 많이 쌓아두고 있어야 합니다.

행복의 어떤 이유도 평소에 소홀하게 취급해선 안 되는 이유지요. (167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