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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곰 이야기 - 늠름하고 멋진 자신을 찾아가는 성장 동화
볼프 예를브루흐 그림, 오렌 라비 글, 한윤진.우현옥 옮김 / 아이위즈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삶은 이야기라고 하지요.
그림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때로는 어른들에게도 필요해요.
솔직하게 그림으로 보여주는 이야기.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삶이 그림책 속에서는 단순하지만 명확하게 보일 때가 있어요.
바로 <아무도 몰랐던 곰 이야기>처럼.
자, 그럼 이야기를 들려줄게요. 시작 부분을 그대로 옮겨 적어봤어요. 어떤 이야기든지 시작이 매우 중요하니까요.
옛날 옛적,
멋진 숲
커다란 나무에
솔잎처럼 생긴 작은 벌레가 있었어.
벌레는 온 몸이 가려워 나무만 보면
언제나 벅벅 긁어댔어.
등을 긁을 때마다 키가 쑥쑥 자랐고,
벌렁벌렁 코도 커졌지.
북슬북슬 털이 자랐고,
털 속에서 팔과 다리도 자랐어.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
벌레는 주위를 둘러보며 고개를 갸웃거렸어.
아주 중요한 걸 잃어버린 것 같았거든.
"내가 누구지?"
'넌 곰이잖아!'
멋진 숲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
"곰이라고?"
그러고 보니 숲 한가운데 커다란 곰이 우뚝 서 있었어.
"곰이라, 괜찮은데!"
곰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었어.
돌아가려다 말고 곰은 주머니에 손을 넣었어.
주머니 속에서 종이가 바스락거렸거든.
곰은 종이를 펼친 다음 소리 내어 읽었지.
'네가 나야?'
곰은 머리를 긁적이며 글을 계속 읽었어.
'정말 네가 '나'인지
알아보는 건 어때?
내가 도와줄게.'
종이에는 세 가지 힌트가 쓰여 있었어.
1. 난 매우 상냥한 곰이야.
2. 난 정말 행복한 곰이란다.
3. 그리고 몹시 사랑스러운 곰이지.
"와우, 멋진 걸! 내가 정말 '나'였으면 좋겠어."
곰은 '나'를 만나기 위해 길을 나섰어.
어떤가요? 정말 놀랍지 않나요? 저는 첫 부분을 읽자마자 대단한 이야기라는 걸 알아챘거든요.
<아무도 몰랐던 곰 이야기>는 굉장히 철학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어요.
"나는 누구인가?"
우리의 삶은 결국, 진짜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작은 벌레가 점점 자라나 커다란 곰이 되었을 때, 곰은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스스로 묻고, 답을 찾기 위해 길을 나섰어요.
울창한 숲 속에서 곰은 무엇을 보았을까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와우, 멋진 걸!'하고 감탄하게 될 이야기라는 것만 말해줄래요. 일단 비밀이에요.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는 아무도 몰랐던 곰 이야기니까요. 무엇보다도 곰에게는 아주 소중한 경험이라서 책을 통해 함께 했으면 좋겠어요.
책 표지에 곰이 보이시나요?
그림을 그린 사람은 볼프 에를브루흐.
아이들이 엄청 좋아하는 그림책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를 그렸던 작가라네요.
어쩐지 곰의 모습이 친근하고 멋져보이더라니... 예전에 만났던 두더지 생각이 나네요.
이 그림책을 읽고 나면 알게 되겠지만, 늠름하고 멋진 곰을 만나게 되었을 때 이렇게 말하게 될 거예요.
"아! 네가 나구나!"
이토록 예쁜 그림책 속에 심오한 철학이 담겨 있다는 게 너무나 놀라워요.
세상에서 매우 상냥하고, 정말 행복하고, 몹시 사랑스러운 곰 이야기를 쓴 작가는 오렌 라비라고 해요.
다음에도 멋진 이야기를 들려줄 거라 기대하며 오렌 라비의 이름을 기억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