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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이펙트
페터 회 지음, 김진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4월
평점 :
세상에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초능력?
<수잔 이펙트>는 한 마디로 놀라운 이야기입니다. 초능력보다 더 놀라운 비밀이 숨겨져 있다는 것.
우선 주인공 수잔은 사람들이 진실을 털어놓게 만드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녀와 대화를 하다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비밀을 말할 정도로 솔직해집니다. 마치 수잔에게 자신의 내면을 모두 드러내고 싶어지는 욕구라고 할 만큼. 이른바 수잔 이펙트라고 합니다.
이 능력이 통하지 않는 사람은 남편 라반과 그녀의 아이들- 티트와 하랄, 쌍둥이 남매 정도.
남편 라반 스벤센의 능력은 매우 예술적입니다. 작곡가이자 피아니스트답게 사람들의 긴장이나 불안감을 완화시켜서, 처음 만난 사람조차 라반 앞에서는 무장해제됩니다. 어떤 경우는 라반이 지휘하는 대로 모두가 합창할 때도 있습니다. 음악이 인간에게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들이 라반을 통해서 극대화되는 것 같습니다.
초능력자 수잔과 라반, 쌍둥이 아이들이 함께 있을 때는 의외로 그들의 능력이 한 그릇에 담긴 것 마냥 차단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일상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네 식구가 의도적으로 뭉쳐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수잔은 어린 애인에게 살인 미수로 고발당했고, 라반은 인도 번왕국 군주의 딸과 도주하는 바람에 마피아에게 쫓기는 신세, 아들 하랄은 골동품 밀수 혐의로 네팔 국경 근처에 구류 중, 딸 티트는 콜카타 칼리 사원의 승려와 도주 중. 참고로 쌍둥이 남매의 나이는 열일곱 살.
이미 수잔과 라반의 결혼 생활은 끝난 상태였고 쌍둥이들 역시 태어난 순간부터 멀어지기 시작해서 독립한 상태니까 각자 해결할 문제일 수도.
하지만 그건 수잔이 몰랐을 때 얘기인 것이, 아무리 자식이 제멋대로 산다해도 위험에 처한 걸 보고 가만히 있을 엄마는 없으니까.
스벤센 가족의 위기 상황을 담보로 수잔에게 한 가지 제안이 들어옵니다.
"의회 미래위원회의 마지막 보고서 두 건과 위원회 명단"을 찾으라는 것.
결국 네 식구는 의도치 않게 임무 수행을 위해, 아니 위기 탈출을 위해서 함께 모이게 됩니다.
누가 왜 수잔에게 이런 임무를 맡겼을까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이지만 그 답은 마지막에 가서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수잔이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인물들이 차례로 살해되고, 심지어 가족들까지 신변에 위협을 당하게 됩니다.
도대체 미래위원회의 실체는 무엇이고,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일까요?
수잔은 그 어두운 진실을 밝혀내기 위한 트리거(Triggers)이자, 마지막 양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면 심각한 문제를 가진 수잔이지만, 그녀 스스로 자신이 가진 능력을 남용한 부분에 대해 고뇌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려면 양심이 살아 있어야 합니다.
어쩌면 저자는 <수잔 이펙트>를 통해서 경고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바라는 미래 사회를 위해서, 지금 바뀌어야 한다고... 그러니까 우리에게 필요한 건 초능력이 아니라 지극히 보편적인 양심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