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냄새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아이들 6
추경숙 지음, 김은혜 그림 / 책고래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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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엄마 냄새가 제일 좋더라~"라며 가슴에 쏘옥 안기는 아이들을 보면 너무나 행복해집니다.

"엄마 냄새가 무슨 냄새야?"라고 물으면 "그냥 좋은 냄새~"라고 답하네요.

정작 저는, 제 냄새가 어떤 냄새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건 코로 맡는 냄새가 아니라 마음으로 맡는 냄새가 아닐까 싶습니다.

<아빠 냄새>는 예쁘고 건강한 세 아이를 키우면서 그 아이들과 함께 읽을 수 있는 글을 쓰고 있는 추경숙 작가님의 첫 번째 책입니다.

작가님의 둘째 아이가, "엄마, 나는 엄마가 내 친구 엄마처럼 의사였으면 좋겠어."라고 말해서 못내 서운했다고 해요.

그런데 아이의 속마음은 엄마 직업이 별로여서가 아니라, 엄마가 의사라면 자기가 아플 때 곁에서 치료해주고 함께 있어줄 거란 생각에서 그런 말을 했던 거래요.

일 때문에 바쁜 엄마 대신에 외할머니가 봐주시는 날이 많다보니, 아플 때만이라도 엄마와 같이 있고 싶다는 아이의 마음이었던 거예요.

이렇듯 말로는 다 헤아릴 수 없는 게 마음인 것 같아요.

<아빠 냄새>는 부모님의 직업에 대해서 아이들이 가진 생각을 엿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너른초등학교로 전학 온 담이는 누군가 "욱! 비린내, 생선 비린내!"라고 말하면 괜시리 움츠러듭니다. 담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말, 비린내!

그건 담이 아빠의 '싱싱 수산'에 있는 비린내 나는 수족관 때문이에요.

담이가 너른초등학교로 전학 온 것은 축구부가 있기 때문인데, 역시나 같은 반에 상민이와 태영이는 점심시간마다 담이에게 축구하자며 졸라대요. 학교가 수산시장 근처라서 바람이 불면 생선 비린내가 나는데, 태영이가 냄새 난다고 코를 잡으니까 괜히 담이가 속상해서 도망가버려요. 담이에게 생선 비린내는 아빠의 냄새이자, 감추고 싶은 냄새였나봐요.

그런데 학교에서 부모님의 직업에 대해 조사해서 보고서를 쓰는 숙제를 내주는 바람에 담이는 너무나 당황스러워요. 아무에게도 아빠 직업을 말하고 싶지 않았는데....

다행히 모둠별로 조사할 직업을 하나만 선택하는 거라서 상민이 아빠의 직업인 의사로 결정이 났어요. 상민이는 아빠를 직접 만나 인터뷰한다며 모둠 아이들과 함께 생생 소아과로 향하지만 너무나 바쁜 아빠를 만날 수가 없었어요.

요즘 초등학교에서 아이들 진로 교육을 한다면서 부모님의 직업을 조사하고, 직접 견학가는 숙제를 내주는 경우가 있어요. 또 가계도를 그려서 부모님을 비롯한 친척까지 직업을 적어오라는 숙제도 본 적이 있어요. 가정환경이 아이의 미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진로 역시 주변에서 접해본 직업을 선택할 수 있으므로 직업 가계도를 그리는 거라네요. 좋은 의도로 내준 숙제지만 그로 인해 상처받는 아이들이 생기는 것 같아요. 부모님이 이혼하셔서 같이 안 산다거나, 부모님의 직업이 담이처럼 감추고 싶은 경우 등등.  세상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직업에 귀천을 따지는 못난 어른들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도 아빠 직업이 의사인 상민이는 자랑스럽게 얘기하는데, 담이는 말 못하고, 태영이는 기자라고 거짓말을 해요. 나중에 태영이는 자기 집에 놀러온 담이에게 "우리 아빠는 목욕탕해."라며 솔직하게 털어놔요. 목욕탕에서 때비누로 사람들을 싹싹 씻겨주는 게 좋다는 태영이 아빠한테는 물소독약 냄새와 때비누 향과 한증막 나무 냄새가 뒤섞인 아리아리한 목욕탕 냄새가 나요. 태영이는 맨날 목욕탕에서 팬티 바람인 아빠가 창피해요.

실은 상민이도 일년 내내 병원에서 일만 하는 아빠 때문에 속상해요. 자신이 얼마나 축구를 잘하는지 아빠는 하나도 몰라요. 숙제 때문에 아빠를 찾아갔을 때도 소독약 냄새와 지친 아빠에게서 나는 냄새들이 뒤엉켜 너무나 이상했어요.

세 아이들은 저마다 아빠 냄새가 이상하다고 생각해요. 그건 아이들과 함께 해주지 않는 아빠에 대한 속상한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아이들의 마음을 풀어 준 건 다름아닌 '축구'였어요. 아빠들과 함께 신나게 축구를 하고나니 아이들이 달라졌어요. 그토록 싫어하던 아빠 냄새가 신기하게도 "우리 아빠 냄새다!"라며 좋아하게 됐으니까요. 사랑하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남들이 모르는 기분좋은 향이 나는 것 같아요. 사랑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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