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한 줄 - 선인들의 묘비명을 통해 읽는 삶의 지혜 30
이하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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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은 개울인줄 알았는데 들어가보니 깊은 강이더라."

이 책에 대한 한 줄 소감입니다.

묘비명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

죽음이라는 이미지가 떠올라서 다소 무거울 수도 있겠다는 예상은 했지만 이토록 매력적일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묘비명은 대문일뿐이고 그 너머에는 생생한 삶의 정원이 펼쳐집니다.

어떤 삶을 살고 싶나요?

대답하기 힘들다면,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세요.

이 책에는 서른 명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들의 생애와 마지막 순간, 그리고 묘비명까지.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서른 명의 사람들, 그들은 떠났습니다. 그리고 묘비명을 남겼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는 그들의 이름과 그들의 삶을 기억합니다.

묘비명은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싶은, 남겨진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묘비명을 통해 그들이 우리에게 남겨준 삶의 지혜가 무엇인지를 알려줍니다. 정말 좋은 안내자를 만난 것 같습니다.

카프카의 소설 <시골의사>에는 한 의사가 등장합니다. 어느날 응급환자가 생겼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현장으로 달려가지만 도중에 사고를 당해 자신이 환자가 되고 맙니다. 겨우 응급환자를 찾았지만 그는 오히려 멀쩡한 상태였습니다. 의사와 환자의 자리가 뒤바뀌는 모순을 통해 카프카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누가 정상이고, 누가 비정상입니까?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꿈이지요? 당신들은 제가 '정상적인' 사회인, 또는 엘리트로 살아가길 바랍니까?

그렇게 벌레 보듯 저를 바라보지 마십시오. 아니, 그러든 말든 저는 더 이상 상관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계속 소설을 쓸 것이며, 고로 실존할 것입니다." (45-46p)

... 자신의 삶에서 부조리를 발견하고,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큰 갈등을 겪고 있다면 이는 우리가 여러 시험 속에서 연마되고 있다는 증거일지도 ... 조금만, 조금만 더 힘내자. 지금은 그저 깎아내는 과정일 뿐이니 아픈 게 당연합니다. 다이아몬드는 이미 우리 안에 있습니다. (47p)

어쩌면 우리는 책 속에 소개된 서른 명의 사람들처럼 자신의 이름을 남길 만큼의 삶을 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건 죽음 이후의 명성이 아니라, 살아 있는 순간의 행복입니다. 어떤 삶을 살 것인지 모르겠다면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 것인지만 생각하면 됩니다. 어떤 일을 즐겁게 하다보면 누군가를 도울 수도 있고, 세상을 유익하게 만들 뭔가를 해낼 수도 있을테니까.

참, 이 책에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조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잘못 번역된 것이고, 정확한 뜻은 '오래 살다 보면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라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두 개의 의미는 전혀 다릅니다. 전자는 후회하기 전에 뭔가 더 해내라는 뜻이고, 후자는 죽음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는 뜻입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죽지만 아무도 자신이 죽을 거라고 느끼지 못합니다. 하지만 문득 죽음을 느낄 때에 비로소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만약 묘비명만 봤다면 그 속에 담긴 삶의 깊이, 지혜를 다 알지 못했을 겁니다. 저자의 목소리가 더해져서 쓰여진 <인생의 마지막 한 줄> .

'이미 우리는 삶으로 묘비명을 써내려가고 있으니까'라는 저자의 말에 공감하며, 이 책을 써준 저자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여기 그가 애타게 기다려온 곳에 잠들어 있다.


 - <보물섬>의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최상의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 


- 미국의 유명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

 

지나가는 이여, 이사람이 그러했듯

가서 지고한 자유를 위해

끝까지 싸우시오. 


 -  <걸리버 여행기>의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

 

내면을 사랑한 이 사람에게

고뇌는 일상이었고

글쓰기는 구원을 향한 간절한 기도였다. 


-  소설 <변신>의 작가 프란츠 카프카

 내가 새벽 날개를 치며

바다 끝에 가서 거할지라도.

 

-  최초의 대서양 횡단 비행사 찰스 린드버그

 루쉰선생지묘 


- 중국 작가 루쉰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그리고 러너),

적어도 끝까지 걷지는 않았다. 


 -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하늘은 나를 버리지 않고

곱게 다듬으려 했다. 


 -  조선의 천재 학자 정약용

 


나는 도전하다 실패했다.

그러나 또다시 도전해서 성공했다.

 

-  세계 최초로 농축 우유를 개발한

 미국의 발명가 게일 보든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우리의 가슴 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영웅으로 추앙받는 체 게바라

 


오래 살다 보면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다. 

 

-  영국의 극작가 겸 소설가  조지 버나드 쇼

 푸시킨아, 살아서 우리에게 다시 돌아오라.  


-  러시아의 시인이자 소설가 알렉산드르 푸시킨

 

태어나지 않았고 죽지 않았다.

다만 지구라는 행성을 다녀갔을 뿐이다. 


-  인도의 철학 교수 오쇼 라즈니쉬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찬차키스

 


동심여선(童心如仙) 

(어린이의 마음은 신선과 같다) 

  

-  아동보호운동의 선구자인 아동문학가 방정환


 괜히 왔다 간다. 


-  한국의 승려, 화가, '걸레스님', '미치광이 중'을 자처했던 중광스님

 


나는 모든 것을 갖고자 했지만

결국 아무것도 갖지 못했다. 


-  프랑스의 소설가  기 드 모파상

 대향이중섭화백묘비 


-  한국의 화가 이중섭

 


그의 힘과 용맹은 마라톤의 숲이 말해줄 것이며

또 그를 겪어본 페르시아인들이 전해주리라.  


 -   그리스 3대 비극작가 중 한 사람인 아이스킬로스

 

하늘이 주신 시간에 시간을 보태고

사랑에 사랑을 보탠 다음

눈감아 여기 잠든 이.


- 수필집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의 전혜린

 

생각할수록 새로우며 더욱 놀랍고 두렵게 하는

두 가지가 있다.

그것은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과

내 마음속의 도덕률이다. 


- 임마누엘 칸트

 

아아, 몸은 얼어 죽어도

이름은 사라지지 않으리로다. 


-  생몰년 미상의 조선 후기 화가 최북

 미쳐서 살다가 깨어서 죽었다. 


- 최초의 근대소설 <돈키호테>의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 순수 시인 천상병

 

이 땅은 오랫동안 신교회에 묻혀 있던

그의 유골을 덮고 있다. 


 - 네덜란드의 유대계 철학자 베네딕트 드 스피노자

 

여기 백일白日 아래서

그 파란만장의 생애를 끝맺고

문득 졸卒하다.  


-  천재 시인 이상

 

나에게 천 개의 생명이 주어진다면,

그 모든 생명을

조선을 위해 바치리라. 


- 한국을 사랑한 선교사 루비 켄드릭

 

이제 나는 명한다.

차라투스트라를 버리고

그대들 자신을 발견할 것을. 


-  독일의 시인이자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

 


시인윤동주지묘 


- 영원한 젊은 시인 윤동주

 

내 그대를 찬양했더니

그대는 그보다 백배나 많은 것을

내게 갚아 주었도다.

고맙다, 나의 인생이여! 


- 프랑스 작가 미셸 트루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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