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락사스의 정원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10
이평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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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모르는 또다른 세상이 있습니다. 연예계, 정치계...

똑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도 이런 삶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평범하지 않은 삶에 대해서.

<아브락사스의 정원>은 스물다섯의 청년 차기연의 삶을 보여줍니다.

새어머니 때문에 한순간에 거리에 나앉게 된 기연은 아르바이트를 하던 카페 사장 '장'을 찾아가게 되고, 카페 <데미안>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꾸게 됩니다.

이 소설은 우리가 흔히 가십으로 떠들던 연예계 비화 같은 이야기를 관객이 아닌 주인공 입장에서 들려주는 것 같습니다.

그들은 왜 그런 삶을 선택했을까요?

사람이 성공을 위해서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을까요?  성공을 위한 타락 혹은 희생이라면 그 성공을 진짜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기연은 카페 <데미안>에서 만난 '마리'와 사랑하는 연인 사이지만 카페 사장 '장'을 통해 알게 된 다이애나라고 불리는 이지민과 은밀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다이애나는 유명한 패션디자이너이자 사업가였고 기연을 패션모델뿐 아니라 연예계로 발을 디딜 수 있게 밀어줍니다. 문제는 기연이 마리와의 관계를 유지한 채 다이애나를 만나면서 다이애나의 복수가 이어집니다. 기연이 두 여자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은 건 굉장한 실수였고, 어쩌면 세 사람의 인연은 원래부터 악연이었는지도 모릅니다. 기연이 스스로 성공을 위해 타락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에 모든 건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과연 이 소설은 허구일까요?  당연히 가상의 인물과 스토리일테지만 왠지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연예계의 어두운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깜짝 스타로 급부상한 신인, 재력가의 게이설, 유명스타와 정치인들의 향략 파티 등등

카페 <데미안>에서 만난 기연과 마리.

다음의 장면은 두 사람이 사랑하는 연인으로 발전하게 된 결정적인 날, 이미 예견된 미래를 보여줍니다.

마리는 기연에게 액자 하나를 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84p)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이야. 나는 힘든 일이 생기면 이 그림을 보면서 희망을 가지곤 해. 내가 이 앞의 아직 깨어나지 않은 알이라고 생각하고, 저 뒤 배경을 보고 있으면 아무리 힘든 일이 생겨도 두렵지 않거든. 이제 곧 알에서 깨어나 독수리가 되어 설산을 향해 힘차게 날아갈 테니까."

기연은 "그러니까 저 설산이 데미안에 나오는 아브락사스인 거지?"라고 말했고, 마리는 "아니, 그거하고는 다른 얘기야."라고 말했습니다.

뭐가 다르다는 건지 이해하지 못한 기연을 위해 마리는 다시 말했습니다.

"이 마그리트의 설산은 희망을 얘기하지만, 데미안의 아브락사스는 천사와 악마를 공유하면서 이 세상을 지배하는 불완전한 신을 뜻하거든. 그래서 나는 데미안을 다섯 번쯤 읽어본 결과 이런 생각을 했어. 싫든, 좋든 아브락사스의 손아귀에 놓여 있는 게 인간의 운명이고, 아브락사스의 정원을 거니는 게 인간의 삶이라고."

기연과 마리는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졌지만 르네 마그리트의 설산과 데미안의 아브락사스만큼 서로 달랐기 때문에 함께 할 수 없었습니다.

마지막까지 기연은 아브락사스의 의미를 몰랐던 것 같습니다. 그는 끝내 알을 깨고 나오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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