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녀, 야수에 맞서다 - 여성이 자기방어를 시작할 때 세상은 달라진다
엘렌 스노틀랜드 지음, 한국성폭력상담소 부설연구소 울림 옮김 / 사회평론아카데미 / 2016년 12월
평점 :
세상에는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가해지는 폭력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폭력에 여성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미녀, 야수에 맞서다>는 여성들에게 수영을 배우듯 자기 방어를 배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왜 굳이 폭력에 대해 폭력으로 맞서야 하는건지 의문을 갖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여성에게 강요된 성역할과 편견에 스스로 갇혀버린 결과인지도 모릅니다.
동화 속에서는 늘 위기에 빠진 공주를 용감한 왕자가 나타나서 구해주곤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전철에서 벌어지는 성추행과 언어폭력에서부터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는 범죄사건들까지 대부분의 여성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맙니다. 누군가 구해주겠지, 도와주겠지라고 바라기에는 너무 늦습니다.
이 책 속에는 자기방어 훈련을 받기 전과 후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들이 나와 있습니다. 그 중 한 명의 인터뷰 내용이 자기방어 훈련을 명쾌하게 표현해줍니다. "자기방어는 남성혐오가 아니라 스스로 강해지는 것입니다. - 데미" 그렇습니다, 여성이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강해지는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여성의 자기방어를 남성혐오와 연관짓는 건 여성을 무력하게 만들려는 의도일 수 있습니다. 여성을 연약한 존재로 만들어서 보호한다는 명목 하에 감금해온 건지도 모릅니다. 인터뷰에 응한 여성들은 자기방어 수업을 듣고 싶다는 생각이 있으면서도 오랫동안 미루어왔다고 합니다.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첫걸음을 내닫는 과정이 어려웠던 이유는 여성들이 가진 두려움과 공포감 때문이며, 자기방어는 자신의 임무가 아니라는 믿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또한 어린아이들처럼 폭력을 당하는 것이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죄책감이야말로 여성을 괴롭히는 족쇄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의 메시지는 명쾌합니다. 잠자는 미녀들이여, 내면의 전사를 깨워라!
여성이 자기방어를 시작할 때 세상은 달라집니다. 좀 과격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쁜 년이 되기를 주저하지 말라는 겁니다. 싸우는 여자가 자유롭습니다. 실제로 훈련받은 여성과 아이들이 나쁜 남자를 물리친 성공사례를 보면 속이 후련해집니다. '나쁜 년'이라는 단어는 여성을 비하하여 통제하기 위해 사용되어 왔습니다. 아마 눈 앞에서 이런 욕설을 들었다면 말문이 막히고 당황하겠지만 더이상 그들 뜻대로 끌려가서는 안 됩니다. 세상에 대해 불평할 일이 있다면 불평하고, 화낼 일이 있다면 화를 내야 합니다. 우리 안의 '나쁜 년'을 끄집어내서, 진짜 나쁜 놈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자는 겁니다. 이것은 쓸데없는 불평과 분노가 아니라 정의실현을 위한 투쟁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엇보다도 자기방어에서 가장 중요한 건 훈련보다 투지라고 강조합니다. 싸움에서 중요한 것은 여성의 체격이 얼마나 큰가가 아니라 내면의 투지가 얼마나 큰가라는 것.
그리고 자기방어는 여성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위기상황에서 얼어붙지 않는 아이로 키우는 것이 아이를 지키는 방법이라는 것.
자기방어는 폭력에 대한 예방백신. 여성 스스로 자신을 지키는 영웅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