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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가마솥 ㅣ 프리데인 연대기 2
로이드 알렉산더 지음, 김지성 옮김 / 아이란 / 2016년 9월
평점 :
"널 기다리느라 목빠지는 줄 알았어~"
<프리데인 연대기> 1권 비밀의 책을 안 읽었다면 모를까, 읽었다면 2권이 나오기를 엄청 기다렸네요.
이것이 바로 판타지 동화라는 걸 보여주는 책입니다.
주인공 타란은 달벤 요새에 사는 돼지치기 조수입니다. 아마도 타란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돼지치기 조수'란 말에 고개를 갸우뚱할지도.
하지만 프리데인에서는 '핸 왠'이라는 하얀 암퇘지가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이 있어서 돌보는 일이 매우 중요합니다. 타란은 아직 어린 소년이지만 용감하게 모험을 나서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해나갑니다. 달벤 요새에 살면서 친척도 없고, 부모가 누군지도 모르는 타란에게 유일한 스승이자 부모 역할을 했던 사람은 마법사 달벤입니다. 하지만 모험을 통해서 소중한 친구들을 만나게 되고 서로 도와가며 어려운 상황을 헤쳐나갑니다.
처음에 1권을 읽을 때는 "재미있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2권을 읽으니 주인공 타란의 "성장"에 주목하게 됩니다.
작가의 말 중에 "실수투성이인 타란이 프리데인 밖에서도 변하지 않는 친구들을 얻어서 매우 기쁘다"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공감합니다.
프리데인 이야기를 읽는 어린이들은 타란과 아이란위를 보면서 자기일처럼 혹은 함께 모험을 나선 친구처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 것입니다. 혼자였다면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일들도 서로 힘을 합쳐 해결하는 과정이 너무나 멋지고 대견하게 느껴집니다. 인생을 흔히 길에 비유합니다. 혼자 가면 더 빨리 갈 수는 있겠지만 멀리 가고 싶다면 함께 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아직은 부족한 것이 더 많은 타란이지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잠재되어 있던 능력들이 발휘됩니다. 지금은 마왕 아란으로부터 프리데인을 지키는 용감한 영웅은 귀드이언이지만 앞으로 타란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귀드이언은 어린 타란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해줍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아마도 네가 생각하는 것과 다를 것이다." (20p)
아이들은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정작 어른이 되고나면 아직 준비가 안된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나이를 먹는 것과 마음의 준비를 하여 어른이 되는 건 전혀 다릅니다. 어른이 된다는 건 귀드이언의 말처럼 막연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프리데인에서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지만 마왕 아란과 맞서 싸우면서 스스로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귀드이언은 타란에게 더이상의 조언이나 설명을 하지 않습니다.
2권에서는 마왕 아란이 악마의 가마솥에 시체를 넣어 말도 없고 죽지도 않는 가마솥 인간을 만들어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바람에 프리데인 전역이 공포에 떨게 됩니다. 사람을 죽여서 가마솥 인간들을 만들고 점점 아란의 군사를 늘려가는 것입니다. 가마솥 인간은 좀비로서 마왕 아란에게 조종당하는 살인 무기인 겁니다.
그래서 달벤 요새에서는 회의가 벌어집니다. 마법사 달벤, 프리데인의 영웅 귀드이언, 과거에 멋진 용사였던 농부 카알, 카디포르 왕국의 스모이트 왕, 투명인간 능력을 지닌 난쟁이 도리, 사물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지닌 아데이온, 그리고 이번에 처음 등장한 펜-라르코우의 막내왕자 엘리디어. 거만하고 다혈질이라 사사건건 타란과 마찰을 일으키는 인물. 그리고 회의에 참석하진 않지만 모험을 함께하는 그얼기까지.
이들은 마왕 아란으로부터 악마의 가마솥을 빼앗아 파괴하기 위해 아누민으로 원정을 떠납니다.
신기한 건 2권이 끝날 때까지 마왕 아란은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시종일관 흥미진진, 이야기 속으로 빠져듭니다. 직접 마주하지 않아도 존재 자체가 공포와 위협의 대상인 마왕 아란은 아이러니하게도 주인공 타란이 성장할 수 있는 동기가 됩니다. 성장에는 고통이 따른다는 말이 다소 잔인하게 들리지만 프리데인뿐 아니라 현실 세계에서도 적용됩니다. 이 책을 읽는 우리 아이들도 타란처럼 어떤 시련과 고난 속에서도 용감하고 씩씩하게 성장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