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 줄 한시 필사 100 ㅣ 손으로 쓰며 나를 만나는 시간
42미디어컨텐츠 편집부 엮음 / 42미디어콘텐츠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한문을 좋아합니다.
뜬금없는 고백같네요.
그런데 좋아한다는 느낌만 있을뿐 좀더 알고자 하는 노력은 부족했습니다.
학창시절 한문 시간을 제외하고는 따로 한문 공부를 한 적이 없습니다.
그동안 한문에게 좋아한다고만 해놓고 너무 무책임했구나 싶네요.
<한 줄 한시 필사 100>은 한시 100편을 필사할 수 있는 책입니다.
매일 한 편의 한시를 읽고 쓰면서 100일을 채울 수 있습니다.
자신만의 목표를 정하고 100일 동안 실천하면서 이 책을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시의 매력.
잘 모릅니다. 그런데 우연히 아이들 책을 보면서 발견한 한시를 읽으면서 한문을 좋아했던 옛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에 제일 처음 소개되어 있는 시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삼국사기>에 실려 전합니다.
바로 고구려의 장수 을지문덕이 지은 시로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입니다.
612년(고구려 영양왕 23) 수(隋)나라가 수륙(水陸) 양군 30만 대군으로 침공하여 왔을 때에, 적의 마음을 해이하게 하기 위하여 살수(薩水:지금의 청천강)까지 추격하여 온 적장 우중문(于仲文)을 희롱하여 지어 보냈다고 합니다. 우중문이 이 시를 받자 때마침 피로하고 굶주린 군사들은 싸울 기력을 잃었으므로 회군(回軍)하자 을지문덕은 이를 추격하여 크게 이겼는데, 이것이 곧 '살수대첩(薩水大捷)'입니다. 원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책구천문 神策究天文
묘산궁지리 妙算窮地理
전승공기고 戰勝功旣高
지족원운지 知足願云止
[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하였고, 오묘한 계책은 땅의 이치를 다하였도다.
전쟁에서 이긴 공이 이미 높으니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
사람의 마음이 바위처럼 단단한 듯 보여도 한 편의 시로 인해 흔들리기도 합니다. 글로써 사람의 마음을 흔든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 '시'가 아닐까 싶습니다.
다만 이 책에는 한시만 소개되어 있고 시에 관련된 이야기가 자세히 나오질 않아서 조금 아쉽습니다. 시를 읽고 쓰는 것만으로도 나를 위한 좋은 시간이지만 한시의 매력을 제대로 음미하기 위해서 시를 쓴 사람과 시가 쓰여진 시대적 배경을 더 알고 싶다는 바람이 아쉬움으로 남네요.
그동안 한문을 좋아한다면서 멀찍이 바라만 봤다면 이 책 덕분에 필사를 하면서 한문과 깊은 대화를 나눈 기분입니다. 우리 이제 좀 가까워진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