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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사라지는 시대 - 디지털 기억은 인간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는가
애비 스미스 럼지 지음, 곽성혜 옮김 / 유노북스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누구 전화번호가 뭐였더라?
모임 날짜가 언제였지?
언젠가부터 기억력이 안좋아진 것 같습니다. 흔한 핑계로 나이탓을 합니다.
하지만 그건 우리가 '기억이 사라지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억이 사라지는 시대>는 디지털이 주도하는 이 시대에 인간 기억의 의미와 역할을 새롭게 구상하기 위한 탐구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래에 관한 예언서도 아니고 문화적, 생물학적 기억에 관한 분석도 아닙니다.
어찌보면 기억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인류의 역사를 통해 인간의 기억이 어떻게 현대의 디지털 기억 시대로 도래하게 되었는지를 알아봅니다.
왜 문자가 발명되었나, 문자의 발명으로 인간은 문화적으로 어떤 발전을 해왔는가.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는 건 문화를 만든다는 것입니다. 문화는 우리 각자에게 세계를 해석하는 기본적인 견본이자 정신적 모델을 제공함으로써 인간의 경험을 중재하는 역할을 합니다. 인간과 자연 사이에 틈이 있다는 느낌, 그 자체가 문화의 부산물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흔히 자연으로부터 소외된 느낌을 과학 기술의 탓으로 돌리는데 이런 분리의 느낌은 컴퓨터, 자동차, 에어컨이 발명되기 훨씬 전부터 있었고, 우리가 그런 느낌을 갖는 이유는 인간 조건의 일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인류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다른 문화를 발달시켰고, 이것이 수 세대에 걸쳐 인간이 축적한 능력, 생물학적 적응력이라고 설명합니다.
지식, 기록, 권력 그리고 문화를 통해 '기억의 재발견'을 하게 됩니다. 기억은 새로운 내용을 배우기보다는 우리가 경험하고 아는 모든 것을 통합해 과거와 현재의 자기 사이에 연속성을 부여합니다. 인터넷이 출현하기 전까지 사람들은 인류의 집단 기억을 구성하는 다양한 인간 문화를 접촉할 기회가 적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디지털 네트워크 덕분에 집단 기억을 정치와 언어 영역에 걸쳐 두루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개인적인 기억과 학습을 공유된 지식으로 전환할 수 잇고 그렇게 해서 인류의 집단 기억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동안 계속 문화적 다양성을 확보하게 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테크놀로지는 이 집단 기억의 미래만이 아니라 과거까지도 근본적으로 다시 만듭니다. 어떻게 하면 디지털 시대 기억의 풍요를 제어할 수 있을까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다만 어떤 미래를 창조할지는 우리 손에 달려 있습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미래를 창조해야 할 이 시기에, 우리가 기억이 수행하는 역할을 좀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고, 디지털 시대에 맞게 기억 체계를 재건할 수 있는 창의적인 가능성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합니다. 디지털 기억은 어디에나 있지만 너무나 손상되기 쉽고, 범위가 무한하지만 태생적으로 불안정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디지털 기억을 통제한다는 것은 강점을 개발하는 동시에 취약성에 대처해야 된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전력망과 컴퓨터 코드, 우리의 기억을 만들어 내고 저장하고 읽어주는 대단한 기계들을 통제하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중요한 것은 디지털 데이터를 어떻게 책임있게 생산하고, 공유하고 사용하며 궁극적으로 보존할 것인지, 우리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어떻게 디지털 착취로부터 보호할 것인지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제퍼슨에 따르자면, 조직화된 지식에 대한 접근성은 인류의 발전과 안녕을 촉진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기 때문에 공익사업이 되어야 하고, 철저히 국민에 의해 자기통치를 목적으로 소유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한편에서는 콘텐츠를 만들고 배포하고 소유할 영향력을 지닌 사적 주체들 사이에서 정보 양도가 이루어지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것을 맡아 관리할 탄탄한 비영리 기관들이 존재하지 않는 한, 디지털 시대에 우리는 집단 기억상실증을 면하기 어려울 거라고 전망합니다.
이미 우리는 엄청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소중한 기억들이 사라지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 우리가 직면한 기억의 위기를 인식하면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 이것만은 꼭 기억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