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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 - 최민석 초단편 소설집
최민석 지음 / 보랏빛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뉴스 속보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대한민국 상공에 미시시피 모기떼가 출현했습니다!!!"
이런 일이 현실에서 벌어질 확률은?
물론 답할 필요 없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할 이야기는 자다가 봉창 두들기는 이야기니까요. 그러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즐겨보아요.
어찌보면 꿈과 매우 흡사하게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맥락없이 흘러가지만 결국에는 모든 것이 연관된 이야기? 주인공은 꿈을 꾸고 있는 '나'라는 걸 잊지말기.
<미시시피 모기떼의 역습>은 최민석 작가의 초단편 소설집입니다.
작가는 혹시나 소설을 현실과 혼동하는 독자들이 있을까봐, 첫 페이지부터 꼼꼼하게 주의를 줍니다.
이 글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은 가공의 산물입니다. 소설은 소설일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이재만 씨가 본다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을 겁니다.
최민석 작가에게 현실의 이재만 씨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가 입장에서 통쾌한 복수를 한 것 같네요.
열받은 이재만 씨가 할 일은 딱 한 가지뿐이네요. "억울하면 소설을 쓰시던지..."
작가로서 가장 기분 좋은 상상은 무엇일까요?
상상을 글로 보여준다면?
"......여차저차해서 지난번에 내가 뚝딱뚝딱 쓴 소설이 난데없이 노벨상을 받는 바람에 전 세계에서 인세가 천만 달러나 들어오고야 말았다." (14p)
노벨상을 수상하게 된 최민석 작가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뜬끔없이 항문 두 개를 가진 동창생 이야기, 그리고 중세 흑사병처럼 치사율이 엄청난 미시시피 모기떼의 출현, 옛 여자친구 소피아와 스페인어 학원에서 만난 이리네라는 여자, 그리고 탐정 김평관 등등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짐작할 수 없습니다.
진짜로 이 소설을 읽으면서 미시시피 모기떼에게 습격당한 기분입니다. 어디선가 불쑥 나타난 모기가 귓가를 윙윙거리더니 눈깜짝할 새에 물고 사라짐.
"뭐야, 언제 물렸지?"
이미 내 피부엔 볼록하니 모기가 물고 간 흔적이 남겨졌고, 모기는 사라졌지만 자꾸만 간질간질.
뭘 기대하기엔 너무나 짧은 이야기지만 맥락없는 이야기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니 묘하게 하나의 이야기로 들어맞아가는 것이, 황당하면서도 기발해서 피식 웃음이 나옵니다. 작가의 후기처럼 이 소설은 그냥 내키는대로, 글을 쓰면서 유희를 즐겼다고 하니 읽는 사람 또한 그저 즐기면 될 것 같습니다.
모르긴 몰라도 작가로서 가장 기분 좋은 상상이란 인류를 위해 소설을 쓰되, 쓰는 동안 즐겁고, 완성된 소설이 세상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요?
이번 기회에 혼자만의 기분 좋은 상상을 해봐야겠네요. 그대로 꿈 속에서 영화같이 펼쳐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