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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접몽전 1 - 난세의 한가운데 떨어지다
청빙 지음, 권미선 그림 / 폭스코너 / 2016년 8월
평점 :
웹소설을 책으로 찾아 읽은 건 <퇴마록> 이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네이버N스토어 SF&판타지 부문 전체 1위라고 하니 엄청 기대하면서.
<호접몽전>은 주인공 진용운처럼 열여덟 살 남학생의 취향을 적극 반영한 소설임에 틀림없습니다. 아니, 삼국지 덕후들을 위한 소설!!!
장자의 '제물편'에 나오는 호접몽을 따온 제목처럼 꿈 같은 이야기입니다.
소설의 배경은 21세기 현재에서 갑작스런 시간 이동과 함께 중국 삼국시대로 넘어갑니다. 바로 그 유명한 <삼국지>의 인물들이 모두 등장합니다.
저는 <삼국지>를 한 번 읽은 정도라서 세세한 부분까지 다 기억나진 않지만 이 책을 읽다보니 새록새록 기억이 떠오르긴 합니다. 책표지에 보이는 만화 그림이 책 중간중간 등장합니다. 주인공 진용운은 꽃미모를 가진 남학생으로, 조자룡과 유비, 관우, 장비까지 모조리 근육질 꽃미남으로 그려진 것을 보니 판타지가 확실합니다. 또한 진용운을 수호하는 네 명의 여무사 '사천신녀'의 모습은 예쁘고, 섹시하고, 신비롭고, 귀여운, 한 마디로 남학생이 상상할 만한 미녀의 모든 것을 갖춘 4가지 유형이랄까.
<삼국지>라는 온라인게임 버전을 소설로 만나는 느낌입니다. 삼국시대의 영웅들을 직접 만난다면?
물론 주인공 진용운 역시 만만찮은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 번 본 것을 사진처럼 기억하는 순간기억능력과 한 번 기억한 것은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 과다기억증후군의 소유자인데 삼국 시대에 들어가서는 특별한 능력이 추가됩니다. 대인통찰, 사물통찰, 철벽수호, 천기자, 언변. 제일 취약한 점이 무력, 힘이라서 자신을 수호하는 '사천신녀'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원래 중국어를 전혀 못하는데 자동번역이 되어 자연스럽게 소통한다는 설정은 꿈과 흡사합니다. 우와, 현실에서도 이런 자동번역기가 있다면 외국어 배우느라 애쓸 필요가 없을텐데...
역사학자인 아버지의 행방불명 이후 정부요원들이 용운이 주변을 감시하던 중 갑작스런 괴한에게 위협을 당하다가 삼국시대로 뿅! 시간이동한 것은 아버지가 용운에게 주었던 나비문양의 유물, 금강벽옥접상에서 섬광이 뿜어져 나오면서 비원성실( 悲願成實 , 간절한 꿈이 현실로 되다 )라는 글자가 눈앞에 나타납니다.
친절하게 필요할 때마다 눈앞에 글자가 나타나는 기능. 요건 SF영화 마이너리티에서 봤던 장면인데 요즘은 증강현실 같은 장치랄까.
암튼 처음에는 좀 황당한 느낌으로 봤는데 점점 읽다보니 나름의 재미가 있습니다. 삼국지라는 세계를 이렇게 재창조할 수도 있구나라는.
만약 누구든지 원하는 세계를 만들어서 체험해볼 수 있다면 당신은 어떤 세계를 만들고 싶나요?
<호접몽전>은 삼국지와 게임을 결합한 판타지 세계를 경험하게 해줍니다. 더불어 십 대 남학생의 판타지까지 엿본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