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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보낸 편지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8
알렉스 쉬어러 지음, 이재경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6년 8월
평점 :
푸르른 바다.
멀리서 바라볼 때만 좋습니다.
어릴 때 해수욕장에서 놀다가 빠져죽을 뻔한 기억때문인지, 어른이 된 뒤로는 바닷속에 들어간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기껏해야 발만 담그는 정도...
그런데 만약 바다에서 사랑하는 누군가가 사라졌다면 아마도 다시는 바다를 바라보지도 못할 것 같습니다.
<바다에서 보낸 편지>는 어느 바닷가 마을의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톰은 도자기 가게를 운영하는 엄마와 곧 대학진학을 앞둔 누나 마리와 셋이 살고 있습니다.
아빠는... 1년 전에 아빠가 탔던 배와 함께 사라지셨습니다. 그러니까 아빠는 저 멀리 바닷속 어딘가에 계십니다.
우연히 톰은 엄마 차로 슈퍼마켓에 가면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듣게 됩니다. 외딴 섬에 혼자 좌초한 남자가 세상에 SOS를 보내는 노래였는데 '병에 담은 편지' (message in a bottle)라는 말이 반복적으로 나옵니다. 엄마에게 누구 노래냐고 물었더니 '폴리스'라는 밴드가 불렀답니다. 밴드치곤 이상한 이름이지만 SOS를 보내는 남자의 노래와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그러고보니 언젠가 톰의 아빠도 병에 담은 편지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펜과 종이와 병만 있으면 된다고, 딴 건 하나도 필요 없다고. 아빠가 어렸을 때 병에 편지를 넣어서 바다에 던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고 합니다. 당시 답장은 한 번도 받지 못했지만 말이죠.
그래서 톰은 병에 담은 편지를 쓰게 됩니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 편지... 답장은 오지 않습니다. 오히려 엉뚱한 사람에게 발견되는 바람에 너무나 실망하고 맙니다. 저 먼 곳까지 흘러가기를 바라며 썰물 때에 맞춰 보냈는데 톰의 반 친구가 발견한 겁니다. 그것도 가장 장난스럽게 외계인 흉내를 내며 쓴 편지였는데 그 모든 걸 진짜로 믿는 사람도 있네요. 원래는 호기심 반, 장난 반으로 시작했던 건데 어느 순간부터 바다에서 답장을 기다리게 되고, 그만큼 실망도 커진 겁니다.
톰은 '마지막이다'라고 생각하며 다섯 번째 편지를 병에 담아 보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테드 본즈라는 사람으로부터 답장을 받게 됩니다. 그는 자신이 뱃사람들 사이에서 전설로 내려오는 데이비드 존스 함에 갇힌 영혼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니까 죽은 사람이 톰에게 편지를 썼다는 뜻?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지요.
그리고 진짜로 더더욱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집니다.
'병에 담은 편지'는 우리 삶의 희망을 담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발견될 지도 모를 희망. 중요한 건 그 희망의 크기가 아니라 희망을 놓지 않는 마음인 것 같습니다. 역시 알렉스 쉬어러는 이번 소설에서도 아름답고 멋진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왠지 이제부터는 바다를 보면 병에 담은 편지가 먼저 떠오를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