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에서 개가 튀어나올 때 새로고침 (책콩 청소년)
브라이언 코나한 지음, 김인경 옮김 / 책과콩나무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가끔 소란을 피우는 아이를 볼 때가 있습니다. 어린애라면 모르겠는데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가 그럴 때는 눈살을 찌푸리게 됩니다.

대놓고 뭐라고 하지는 않지만 부모를 탓하게 됩니다.

그런데 만약 그 아이가 아픈 거라면, 아프기 때문에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거라면......

사실 우리 사회는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주변에 자폐아를 키우는 부모를 본 적이 있는데 아이가 체격은 어른만한데 행동거지는 아기처럼 굴어서 얼마나 곤란하고 힘든지를 그때 알게 됐습니다. 다 큰 애가 버릇없이 행동한다고 여겼는데 오해였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장애를 가진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아이를 돌보는 일 이외에도 주변의 차가운 시선까지 감내해야 되는 이중고를 겪습니다. 장애는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마치 잘못인양 바라보는 시선들이 진짜 잘못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내 입에서 개가 튀어나올 때>의 주인공 딜런 민트는 투렛 증후군을 앓고 있습니다. 긴장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몸통 등 신체 일부분이 빠르게 움직이면서 이상한 소리를 내는 틱 증세를 보입니다. 심하면 개처럼 으르렁대며 짖는 소리를 내는데 딜런은 그럴 때, '입에서 개가 튀어나오는' 것이라고 표현합니다.

열여섯 살이 된 딜런은 엄마와 함께 정밀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내년 3월이면 죽게 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됩니다. 아니, 의사가 엄마에게 말하는 걸 몰래 듣게 됩니다. 의사는 엄마에게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겠다고 했고, 그 말을 들은 엄마는 울었습니다. 그때부터 딜런은 인터넷 구글을 검색해가며 '죽기 전에 해야 할 일들' 목록을 만들게 됩니다. 이 목록을 보면서 '진짜로?'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목록 1번이 여자랑 진짜 성관계 갖기.(미셸 몰로이면 좋겠다. 하지만 기차나 다른 탈것 안에서는 아니다. 가능하다면 걔네 집에서 하는 걸로 하자.) 2번은 내 단짝 아미르의 피부색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욕을 해 대지 못하도록 이를 악물고, 목숨을 다해, 전력투구하겠다. 카레 냄비에 빠졌다 나온 것 같은 냄새가 난다는 둥 하며 씹어 대지 못하도록 할 거다. 그리고 아미르에게 새 단짝을 찾아 주겠다.-> 아미르를 불쌍한 씹XX 대신 생기발랄한 녀석으로 만들어 주자! 3번은 아빠가 전쟁터에서 집으로 돌아오게 하자 ...... 그러니까 그 일이 ...... 벌어지기 전에.

우선 이 책을 읽으면서 깜짝 놀란 것이 딜런이 입에 달고 사는 욕설입니다. 투렛증후군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까, 딜런이 속으로는 엄청 억제하느라 애쓴다는 걸 아니까 이해하면서도 대화 내용의 반이 욕이라는 건 놀랍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열여섯 살 소년의 마음을 솔직하게 그려냈다는 생각이 듭니다. 본인의 입에서 개가 튀어나오려고 할 때마다 얼마나 안간힘을 쓰면서 억누르는지, 가장 가까운 엄마조차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참 마음 아픕니다. 뾰족뾰족 가시돋힌 고슴도치처럼 딜런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가시 때문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렵습니다. 좋아하는 미셸 몰로이에게도 엉뚱한 욕설을 하는 바람에 변태 취급을 받습니다. 문제는 평범한 청소년들이 내뱉는 욕설은 자의에 의한 것이지만 딜런의 욕설은 제어가 안되는 뇌 때문이라는 겁니다. 그래서 이 책을 보는 내내 안타까웠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딜런 곁에 단짝 친구 아미르가 있다는 것입니다. 과연 딜런은 죽기 전에 자신이 적은 일들을 할 수 있을까요?

어른들은 사춘기 시절을 지나왔지만 사춘기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아마도 사춘기 시절을 까맣게 잊어버린 게 아닐런지.

청소년 소설을 보면서 새삼 사춘기의 기억들을 떠올려봅니다. 중요한 건 부모로서, 소설 속 딜런의 마음을 읽어가듯 아이들의 마음을 읽으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부모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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