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그리고 엄마
마야 안젤루 지음, 이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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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 안젤루...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흑인 여성 중 한 명으로 꼽힌 인물입니다.

그녀는 2014년 5월 세상을 떠났습니다.

<엄마, 나 그리고 엄마>는 2013년 마지막으로 발표한 에세이입니다. 그녀가 살아온 인생 이야기가 너무도 파란만장합니다.

마야 안젤루는 이 책을 쓴 이유를 "사랑이 어떤 식으로 사람을 치유하는지, 깊이를 알 수 없는 나락에서 상상 불가능한 높이까지 오를 수 있도록 돕는지 이야기하기 위해서"라고 말합니다. 엄마라는 존재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엄마가 되어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엄마일 수 있어서, 엄마가 있어서.

마야 안젤루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세 살 때, 다섯 살인 오빠 베일리와 함께 친할머니께 보내집니다. 이 책에서는 열세 살이 되었을 때에 엄마와 만나는 어색한 장면이 나옵니다. 스스럼없이 다가온 엄마와는 달리 마야는 엄마를 '부인', '레이디'라고 부르며 불편하게 여깁니다. 반면 오빠 베일리는 엄마를 보자마자 최면에 걸린 듯 끌어안으며 바로 '엄마'라고 부릅니다. 사실 마야의 엄마는 거의 백인으로 통할 정도로 피부색이 옅은 옥토룬(흑인의 피가 8분의 1 섞였다는 뜻)인데다가 굉장한 미인이었습니다. 한창 사춘기인 오빠에게는 아름다운 외모의 엄마가 전혀 거부감이 없었는지는 몰라도 마야는 달랐습니다. 저는 그 마음을 이해할 것 같습니다. 딸이라면 엄마와 자신을 동일시 하려는 심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마야의 엄마는 닮은 데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낯설었던 겁니다.

마야와 오빠 베일리는 엄마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왜 저희를 멀리 보내셨어요? 왜 돌아와서 저희를 데려가지 않으셨어요?"

그 때 엄마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너희 아버지와 나는 거의 결혼하자마자 사이가 틀어지기 시작했단다. 그런데 너희 둘이 태어났으니 너희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야 했지. ...... 널 사랑하지 않았던 게 아니야. 엄마가 될 준비가 안 돼 있었던 거지. 난 지금 사과하는 게 아니라 설명하는 거란다. 내가 너희를 키웠더라면 우린 셋 다 비참했을 거야." (41p)

마야의 엄마, 비비안 벡스터 여사는 잠시 떠나있었지만 자신이 아이들의 엄마라는 사실까지 잊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자신의 말처럼 엄마가 될 준비가 안 된 상태여서 친할머니께 맡겼지만 나중에는 아이들을 찾아왔고 함께 살았습니다. 사람은 모두 누군가의 딸 혹은 아들로 태어납니다. 아무도 자신의 부모를 혹은 자녀를 미리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세상에 태어난 순간부터 살아가는 매순간이 처음 맞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실수를 합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고 두렵기도 합니다.

처음에 마야는 엄마를 오해하고 싫어했지만 함께 지내면서 엄마를 사랑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에서 엄마의 존재가 얼마나 크고 소중한지를 깨닫습니다. 엄마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 바로 사랑이라는 보호막이라는 걸 느낍니다. 그녀는 비참하고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엄마 덕분에 잘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엄마의 마지막 임종으로 끝나는 이 책은 마야 안젤루의 삶에서 엄마의 존재를 느끼게 합니다. '엄마'라는 위대한 존재에 대해서.

자신의 아이들에게 '엄마'라고 불리는 사람은 행복한 존재입니다. 이보다 더 큰 축복이 또 있을까요.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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