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턴 에릭슨의 우회 대화법 - 어떻게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YES를 끌어낼까?
최찬훈 지음 / 유노북스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밀턴 에릭슨의 우회대화법>은 정신의학자 밀턴 에릭슨의 놀라운 대화기법을 쉽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밀턴 에릭슨을 '잠재의식에 이르는 길을 개척한 혁명가'라고, 에릭스의 대화 기법을 '우회 대화법'이라고 소개합니다.

무엇보다도 '우회'라는 단어를 회피나 시간 낭비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추구하다'라는 의미로 설명한 점이 마음에 듭니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는 어쩌면 '직진 본능'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목표를 향해서,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한다는 강박감에 짓눌려서 나중에는 지치고 포기하며 좌절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건 세상을 대하는 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건 사람의 마음을 물리적 원리로 다루기 때문입니다. 벽이 생겼으니 부서버리는 것이 물리적인 접근입니다. 하지만 마음의 벽이 왜 생기는지를 알고, 인간의 심리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것입니다. 바로 직진 대신 우회! 막히면 돌아가라!

현대 최면의학의 대가로 불리는 밀턴 에릭슨은 잠재의식을 컨트롤하면서 일반인을 상대로 쉬운 언어를 통해 대화 심리 치료를 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는 어린 시절에 죽을 고비를 넘길 정도로 매우 병약하였는데 이후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평생 다리가 불편했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장애로 인해 아버지처럼 훌륭한 농부가 될 수 없었지만 대신 의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장애가 가져다 준 인생의 벽을 그는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길을 모색한 것입니다. 육체적인 고통으로 꼼짝없이 누워지내야 했던 시기에 그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눈으로 보는 것이었고,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는 일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얻은 깨달음이 훗날 그의 치료와 소통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실제로 에릭슨은 여동생이 말하는 "아니오"가 사실은 "맞아요"라는 마음이라는 걸 발견합니다. "No가 Yes고, Yes가 No다'는 대화의 기본을 흔드는 원리입니다. 사람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가는 오해와 갈등이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효과적인 대화를 하려면 의식적 장애물을 돌아가야 한다는 '우회 대화법'이 탄생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제 일상에서 상대방의 Yes와 No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말이 아니라 내면의 진짜 의도를 파악한다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단숨에 상대의 마음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상대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많은 대화를 해야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에릭슨이 자신의 치료법을 이론화하지 않았는지 알게 됐습니다. 인간의 심리을 이론으로 정리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하고 방대합니다. 인간을 어떤 기준으로 분류하고 정형화시키는 순간 왜곡될 수 있습니다. 에릭슨이 수많은 정신 질환자들과 대화를 통한 치료를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고정관념 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방식으로 대화를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에릭슨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다른 사람의 테크닉을 따라 하지 말고 당신의 기술을 발전시키시오. 제 목소리를 따라 하려고 들지도 마시오.

당신의 것을 발견해야 합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당신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30p)

이 책 역시 어떤 기술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물론 목차에는 우회 대화법의 다양한 스킬들이 나옵니다. 어떻게 해야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긍정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지, 내 말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등등. 하지만 중요한 건 에릭슨의 말처럼 나 자신의 것을 발견해야 합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나, 정말 나다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상대의 마음을 여는 방법은 기술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 상대가 나의 말을 듣게 하는 최선의 방법은 내가 먼저 상대에게 집중한다는 것.

에릭슨의 발상을 바꾸는 우회 대화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일상의 수많은 인간 관계가 더욱 유쾌하고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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