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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미의 수학N - 수학의 발칙한 상상, 문학.영화.미술.철학을 유혹하다
박경미 지음 / 동아시아 / 2016년 2월
평점 :
한때 수학을 좋아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너무나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것이,
지금은 숫자 자체를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냥 숫자를 보면 복잡하다, 생각하기 싫다라고 머릿속에서 굳어져버린 것 같습니다.
왜 이렇게 변했을까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호기심이 사라진 후의 변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늘 익숙한 것에만 관심을 갖다보니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질 않게 된 것 같습니다.
음, 책 한 권을 읽으면서 이유가 너무 거창했나 봅니다.
그만큼 평소에 잘 읽지 않던 수학 분야의 책이라서 서론이 길었습니다.
<박경미의 수학N>은 현재 홍익대학교 수학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박경미 교수의 신작입니다.
이 책은 이 세상을 수학이라는 언어로 이야기합니다.
책 제목 '수학N'의 뜻은 수학을 여러 분야와 연결하는 '수학 and'라는 의미, 수학을 중심에 놓는 네트워크network라는 의미, 수학에 대해 서술하는 내러티브narrative라는 의미, 임의의 정수 n의 의미 등 다층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합니다. 역시 수학과 교수님다운 발상인 것 같습니다.
수학에 대해 멀게만 느꼈던, 저와 같은 분들도 조금은 흥미가 생길만한 책입니다. 특히 제가 관심 있는 문학과 영화, 미술 분야는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문학 작품 중에서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앤디 위어의 과학소설<마션>이 등장하니 무척 반갑습니다. 똑같은 책인데 수학적인 해설을 보니 완전히 새로운 책처럼 느껴집니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소설 오가와 요코의 <박사가 사랑한 수식>은 안 읽어본 책인데 책뿐만 아니라 영화까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베르베르의 소설 <신> 속에 나오는 미카엘 팽숑이 사는 빌라 주소 142857호가 '카프리카의 수'라는 건 무척 신기합니다. 얼마나 숫자를 사랑하면 이런 수의 성질을 발견할 수 있는건지 놀랍습니다. 수학과 관련된 영화로는 <페르마의 밀실>, <용의자 X의 헌신>, <2012>가 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에 이 영화들을 다시 본다면 뭔가 전과는 다른 느낌을 받을 것 같습니다. 세상을 무엇을 통해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새로운 면들을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복잡한 수학의 증명이나 도식, 수학 문제에 대한 풀이 등은 여전히 제 눈을 어지럽게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이 지닌 치명적인 매력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왜 수학자들이 수의 세계에 빠져드는지 아주 조금은 이해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