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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복수 도시락 - 엽기발랄 싱글맘과 까칠한 여고생의 맛있고 다정한 3년간의 밀당
ttkk(카오리) 지음, 이은정 옮김 / 우리학교 / 2016년 1월
평점 :
절판
엄마가 복수의 칼을 갈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까울 것 같은 엄마와 딸 사이에 무슨 일이냐구요?
<오늘도 복수 도시락>은 사춘기 여고생을 둔 엄마가 엽기발랄한 도시락으로 딸에게 복수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의 저자 ttkk(카오리)는 이혼 후 혼자 두 딸을 키우는 싱글맘입니다. 첫째딸이 고등학교 졸업 후 독립을 하면서 둘째딸과 둘이 살게 됩니다. 다정한 첫째딸과는 달리 무뚝뚝하고 까칠하기까지한 둘째딸에게 복수하기 위해 기상천외한 도시락을 만들게 됩니다. 그녀는 2012년부터 시작한 자신의 블로그 'ttkk의 복수와 괴롭힘만을 위한 도시락 블로그'에 사진과 글을 올리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게 되어 2014년에는 일본 블로그 랭킹 1위까지 하게 되었답니다.
바로 그 블로그 내용이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된 겁니다.
이 책은 보는 즐거움이 엄청납니다. 일기처럼 날짜별로 다양한 도시락 사진과 엄마의 소감이 나옵니다. 세상에 이런 도시락을 만들다니!
마치 매일의 도시락이 예술가의 손을 거쳐 완성된 작품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만든 사람 입장에서는 정말 아까워서 못 먹을테지만, 딸아이의 마음은 어떨까요?
무더운 여름날의 도시락에는 섬뜩한 손가락 모양의 소시지와 김으로 장식된 귀신 얼굴이 담겨 있습니다. 공포영화 <링>에 등장하는 귀신, 사다코를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도시락 뚜껑을 열었을 때, 딸의 표정이 어땠을지 짐작이 갑니다. 엄마의 엽기적인 발상에 웃음이 팡 터집니다.
도시락 때문에 친구들 놀림을 받았다고 투덜대고, 국어시간에는 '가족들이 그만해줬으면 하는 일'에 대해서 발표했는데 그 내용이 엄마의 캐릭터 도시락이었다고 말하는 딸을 보면서 좋아하는 엄마가 귀엽게 느껴집니다.
처음에는 딸아이도 몇 번 하다가 그만 둘 줄 알았겠지만 엄마는 끈기있게 3년 내내 '복수 도시락'을 싸줍니다. 엄마 역시 처음에는 단순히 복수하겠다고 시작한 캐릭터 도시락인데 평범한 도시락보다 몇 배로 시간과 정성이 들어가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끝까지 도시락 전쟁을 한 것은 딸과의 전쟁이 점점 즐거운 일상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잔소리 대신에 도시락을 통해 엄마의 마음을 전달한 것입니다. 도시락 뚜껑을 열때마다 찡그리고 괴로워했던 딸이 드디어 졸업을 하면서 도시락 전쟁은 끝이 납니다. 블로그가 인기를 누릴 때도 무덤덤하던 딸이 엄마에게 쓴 편지가 있습니다. 그동안 밥 먹을 때 "맛있어?"라고 묻는 엄마 말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사실은 엄마가 해준 요리는 늘 맛있고 좋았다고 고백합니다. 여전히 캐릭터 도시락은 싫지만 엄마가 새벽 1시 넘어까지 일하고도 새벽 5시에 도시락을 만들던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합니다. "엄마는 엄청나게 무섭고, 이상한 행동을 해서 사람을 웃기고, 가끔 귀찮기도 하지만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습니다. 엄마처럼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3년 동안 캐릭터 도시락,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지금까지 제게 해준 모든 것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무뚝뚝하고 까칠한 딸이 표현은 서툴지만 엄마의 진심은 알고 있었다는 것이 참으로 기분 좋습니다.
엄마의 깜찍한 복수 덕분에 웃을 수 있었습니다. 사춘기 자녀를 둔 엄마들이라면 자신만의 복수를 계획해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