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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부적
이재운 지음 / 나무옆의자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 토정비결>의 작가 이재운님의 신작이기에 더 기대가 컸던 것 같습니다.
이야기의 시작은 흥미롭습니다. 미래의 어느 날이 되겠네요.
한국과 일본을 잇는 한일해저터널이 개통되고 북한 쪽으로 국제고속도로 '아시안하이웨이'가 개통되어 중국 길림성과 러시아 연해주까지 연결되어 일본은 육로수송이 가능한 시대가 됩니다. 한일해저터널 개통 이후 천만 번째 차량이 입국할 것을 예상하여 축하 행사가 열립니다. 부산 쪽 출구인 해룡구에 일본으로 나가는 차량과 부산으로 들어오는 차량이 붐비는 가운데 천만 번째 차량이 확인되면 장관, 대사 등이 나가 운전자에게 꽃다발을 증정하고 기념품을 제공하는 행사로 한일 양국 방송국까지 대기 상태입니다.
바로 그 때 한일해저터널을 빠져나오던 관광버스 안에 운전기사와 승객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집니다. 문제는 버스에 접근하던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쓰러지고, 출동한 구급대원들마저 잇따라 쓰러지기 시작합니다.
즉시 한일해저터널을 폐쇄하고 방역반이 출동하지만 점점 정체불명의 전염병이 확산됩니다. 부산 바이러스는 부산 중구에서 주변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됩니다. 아예 접근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부산에서 운행 중이던 열차에도 사고가 발생하는데 여기에 생존자 10여 명이 나타납니다.
<황금부적>에는 두 명의 주요 인물이 등장합니다. 고북하와 윤희수. 두 사람은 대학시절 연인이었고 결혼까지 꿈꿨지만 양쪽 집안의 반대로 헤어져 각자의 가정을 꾸려 살고 있습니다. 고북하는 국민안전처에 근무하는 공무원이고, 윤희수는 뉴스 전문 라디오, 인터넷 신문 핫코리아 기자입니다. 혼자 딸 송이를 키우는 윤희수가 뜬금없이 고북하에게 어린이날의 나들이를 제안하고 그들 셋은 용인의 할미산성에 가게 됩니다. 그곳에서 갑자기 지진이 일어나고, 흰옷을 입은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새 하늘 새 땅 새 사람을 준비하는 모임'이라고 소개합니다. 1901년부터 1909년까지 9년 동안 증산 강일순 천사께서 묵은 하늘을 뜯어고쳐 새 하늘을 열고, 묵은 땅을 갈아엎어 새 땅을 열었고 이제는 묵은 사람 대신 새 사람을 나게 하는 한 가지 공사가 남았는데 곧 이뤄질 거라고 말합니다. 즉 천지공사가 끝나면 신인류가 탄생한다는 겁니다.
부산 바이러스와 강일순의 천지공사.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결국에는 새 하늘 새 땅 새 사람을 열기 위한 일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미스터리한 건 처음에 느꼈던 흥미로움이 점점 갈수록 사라졌다는 겁니다. 강일순이라는 인물이 실존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길거리에서 "도를 믿으십니까?"라고 말을 걸어오던 사람을 만난 기분이 듭니다. 잘 알지못하는 영역이지만 앞으로도 굳이 알고싶지 않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새 하늘 새 땅 새 사람'이라는 말들이 제게는 전혀 새롭지 않게 느껴져서 그와 관련된 설명들이 와닿지 않았습니다. 고북하와 윤희수의 인연이 황금부적까지 연결되어 있다는 것도 예상할 수는 있지만 자연스럽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강일순의 천지공사 개념에 대한 거부감이랄까. 특별히 반감은 없지만 수용하기는 힘든 것 같습니다. 한 편의 새로운 이야기로서 <황금부적>에 대해서는 나무랄 게 없지만 개인적인 취향면에서 그리 끌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