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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해도 괜찮아 - 불쾌한 터치와 막말에 분노하는 당신을 위한 따뜻한 직설
이은의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리석은 분노는 스스로 자멸하지만
현명한 분노는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민해도 괜찮아>는 저자 이은의가 말하는 현명한 분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위해서 부당한 사회를 향해 분노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참으라고, 적당히 맞춰가며 살라고 말합니다. 분노하고 큰소리 내는 사람을 골칫덩어리로 여깁니다.
책 날개에 적힌 저자의 이력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로서 대기업 삼성을 상대로 싸워 이긴 최초의 여성이 된 후, 37살에 전남대학교 로스쿨에 들어가 치열하게 공부한 끝에 변호사가 되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던 그녀는 왜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을 했을까요? 상사의 성희롱을 묵인하지 않고 당당하게 사과를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잘못한 사람이 사과하고 앞으로 그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회사의 조치가 있었다면 거기에서 끝났을 일입니다. 그런데 이 사회는 참으로 희한한 논리로 조직사회를 옹호합니다. 지금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여자들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도리어 문제를 일으킨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여자를 꽃으로 보는 구태의연한 생각들이 차별을 만들어내고 성희롱마저도 정당화합니다. 가해자가 더 당당한 사회라니,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밉니다. 부당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속으로는 분노하면서도 나서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습니다. 함부로 나섰다가는 오히려 더 많은 피해를 보게 됩니다.
저자는 자신이 한 선택들이 모두 최선은 아니었다고 말합니다. 지금 잘 사고 있다고 느끼는 건 최선의 선택을 했기 때문이 아니라 선택 이후의 결과가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만약 삼성과의 싸움에서 졌다면, 이후 회사에서 왕따당하다가 그만뒀다면 지금 저자를 기억하는 사람은 없을지도 모릅니다. 힘들지만 이겨냈기 때문에 지금이 존재합니다. 변호사가 되어 고통받는 사람들을 대신하여 싸울 수 있게 된 겁니다. 싸움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여자와 남자 간의 성차별뿐 아니라 조직의 갑질 횡포도 심각합니다. 여성을 향한 혐오의 시선은 우리 주변에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녀가 로스쿨에서 겪은 일은 술자리에서 흔히 벌어지는 일입니다. 학교나 사회에서 만나게 되는 성차별 언행들은 성희롱을 능가할 정도로 널리 퍼져있습니다. 여성차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약자를 무시하는 갑질의 횡포와 동일합니다. 이때 혼자 나서면 외로운 마녀가 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마녀가 되기를 자처한다면 그냥 여성이 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모두는 불의에 대해 좀더 예민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불평등과 차별, 갑질 횡포에 대해서 당당하게 분노하기를. 살기 좋은 세상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