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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부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45
알렉스 쉬어러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5년 12월
평점 :
알렉스 쉬어러의 소설은 이미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기대가 된다.
흥미로운 소재로 평범한 일상을 아주 특별하게 만드는 능력이 있다.
<유령부> 역시 알렉스 쉬어러답다.
프랭클린 비스턴 씨는 정부기관에서 일하는 사무직 공무원이다. 그가 소속된 부서는 '삭감' 부서로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쓸모없는 조직이나 인력은 퇴출시키고 불필요한 비용은 삭감한다는 점에서 딱 들어맞는 명칭이다. 이번에 비스턴 씨에게 포착된 곳이 바로 '유령부'이다. 유령부의 설립 연도는 1792년이다. 유령부는 원래 의회의 지시로 설립되었는데 유령이라고 불리는 초자연적 존재를 조사하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 직원 4명과 고양이 한 마리가 있는데 구체적인 활동 내역도 없이 유지되어 왔던 것이다. 유령의 존재를 믿지 않는 그로써는 유령부가 아직까지 존재해왔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는 브리카브락 거리에 있는 유령부를 찾아간다. 비스턴 씨는 유령부 사람들에게 3개월 내에 유령을 찾아내지 못하면 유령부를 폐쇄할 거라고 통보한다.
사실 유령부 사람들도 유령을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다만 유령 사냥에 관한 책에서 아이들이 유령을 볼 수 있고 유령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는 내용을 보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공고문을 붙이게 된다. 처음 찾아온 사람이 트러펜스 코들리라는 소녀였고, 그다음에 온 사람이 팀 레그라는 소년이다. 두 아이가 같은 학교 같은 반이라는 건 대단한 우연이다. 물론 그 우연이 나중에는 운명이 되기도 하니까.
과연 코들리와 팀은 유령을 찾을 수 있을까.
읽으면서 어느 정도 결말을 예상했지만 그것 때문에 이야기의 재미가 줄어들지는 않는 것 같다. 유령이라는 소재가 아이들에게는 무척 흥미롭지만 비스턴 씨와 같은 어른들에게는 말도 안되는 헛소리로 여겨질 것이다. 도대체 200년 전에 유령부를 설립했던 사람들은 무엇을 발견하고 알아냈을지가 궁금하다. 유령부에 대한 이야기가 좀더 자세히 나왔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과거에 유령사냥꾼이 존재했다지만 현재 유령부 직원들은 유령 찾는 일에 무관심하다. 비스턴 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유령을 찾느라 난리가 났지만 결국 유령 찾는 일은 코들리와 팀의 몫이 된다. 유령의 존재는 믿지 않지만 충분히 상상 가능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한 번도 본 적 없고, 실체를 확인한 적 없는 존재에 대해서 믿느냐, 안 믿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유령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오싹하고 서늘한 재미를 느낀다는 게 중요할 것 같다.
인간의 상상력은 놀라운 힘이 있다.
해리포터에 나오는 런던 킹스크로스 역 9와 4분의 3 승강장처럼 유령부가 위치한 런던 브리카브락 거리를 눈 앞에 그려볼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