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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왕 랄프 - 입말 따라 시작하는 글쓰기 ㅣ 내인생의책 그림책 63
애비 핸슨 글.그림, 이미영 옮김 / 내인생의책 / 2015년 9월
평점 :
뭘 써야 될까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글쓰기를 힘들어 합니다. 무엇을 써야 할 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글쓰기왕 랄프>는 처음 글쓰기를 하는 저학년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입니다.
매번 글쓰기 시간마다 고민에 빠지는 랄프가 등장합니다. 반 친구들은 저마다 쓸 이야기가 무진장 많은 것 같은데 랄프는 그 어떤 것도 머리에 떠오르질 않습니다. 그래서 짝꿍 데이지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자신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아서 아무것도 쓸 게 없다는 랄프에게 데이지는 랄프와 함께 했던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랄프의 머리를 빗겨 주던 일, 검정 매직펜으로 손톱을 칠했던 일 등등. 데이지는 자신이 쓴 이야기가 벌써 열세 장이나 된다고 말합니다. 자랑스럽게 자신이 쓴 글들을 모아 스테이플러로 찍는 데이지를 보면서 랄프도 스테이플러를 빌려달라고 말합니다. 스테이플러로 종이 찍는 일은 자신 있으니까요. 그러자 데이지는 이렇게 말합니다. "넌 스테이플러로 찍을 게 하나도 없잖아. 이야깃거리를 찾아서 글부터 써야지!"
아주 사소한 동기라도 시작이 중요합니다. 랄프는 자신의 이야기책을 스테이플러로 찍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이야깃거리를 찾게 됩니다. 창문 너머도 살펴보고 어항도 들여다보고 책상 서랍도 뒤져보고 교실 여기저기를 두리번 거립니다. 그러다가 책상 밑에 누우니 문득 공원 잔디밭에 누워 있던 때가 떠오릅니다. 눈을 감고 공원에 있다고 상상을 해보니 랄프의 다리 위로 꼬물꼬물 움직이는 작은 애벌레가 보입니다. 바로 그때 선생님이 랄프의 이야기를 발표해보라고 하십니다.
"그러니까...... 공원에 있을 때였어요. 작은 애벌레 한 마리가 내 무릎 위로 기어올라 왔어요." 그다음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사실 그다음은 아직 생각하지 못한 랄프입니다. 그런데 친구들은 저마다 랄프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합니다. 어떤 애벌레인지, 감촉은 어땠는지, 이름은 지어줬는지 등등 말입니다. 친구들의 질문 덕분에 랄프는 미처 적지 못했던 부분들이 머릿속에서 떠올라 친구들에게 이야기해줍니다. 친구들은 멋진 이야기를 완성해낸 랄프를 칭찬해줍니다.
이제 랄프는 언제나 이야기를 쓸 수 있습니다. 어디서나 이야깃거리를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자신의 생각이나 상상 혹은 경험들을 글로 쓴다는 건 아주 특별한 일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랄프처럼 처음에 글쓰기를 어려워합니다. 하지만 일단 이야깃거리를 찾을 수만 있다면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됩니다. 랄프도 예전에는 자신에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알아차리지 못했을 뿐입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우리에게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걸 자신의 방식대로 표현하는 일이 바로 글쓰기가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