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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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단지 아무도 그런 일을 겪고 싶지 않을 뿐이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다시금 감탄한 건 리안 모리아티의 작품은 몰입도가 최고라는 것이다. 현실에 바탕을 둔 짜임새 있는 줄거리와 인물들의 탁월한 심리 묘사가 읽는 사람마저도 등장인물이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든다는 점이다. 아마도 여성 독자들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 같다. 리안 모리아티의 소설을 읽고 나면 이미 그녀의 팬이 되어버린다.《허즈번드 시크릿》​의 작가 리안 모리아티의 후속작이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이 책을 선택할 정도로.

아름다운 해변이 펼쳐진 피리위 반도로 이사를 오게 된 제인은 다섯 살 아들 지기를 키우는 싱글맘이다. 제인은 지기가 다니게 될 예비학교 설명회를 참석하기 위해 가던 중 발목을 다친 매들린을 만나게 된다. 매들린도 막내딸 클로에를 데리고 학교에 가다가 다치는 바람에 제인의 도움을 받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피리위 해변에 있는 카페 '블루블루스'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겨우 스물네 살의 제인이 지기의 엄마라는 것과 오늘 마흔 살 생일을 맞은 매들린은 재혼을 했고 전남편의 아이도 같은 예비학교에 다니게 될 거라는 것 등등. 처음 만난 사이에 이렇게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어느 나라든지 아이를 둔 엄마, 아줌마들은 뭐가 달라도 다른 것 같다. 특히 매들린의 화끈하고 거침없는 성격은 아줌마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것 같다.

만약 제인이 피리위 반도에서 처음 만난 사람이 매들린이 아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래서 사람 간의 인연은 특별하고 소중한 것 같다. 만약 그 때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혹은 그 사람을 만났더라면 등의 가정들이 당장의 현실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는 될 것이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이상 상처받거나 고통받지 않도록. 불행했던 과거에 붙잡혀서 현재의 행복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간직한다는 건 일종의 형벌과도 같다. 마음을 짓누르는 비밀이라는 중압감......

매들린처럼 솔직한 사람도 가끔은 자신의 진짜 속마음을 숨길 때가 있다. 그래도 결국에는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는 에드가 있기 때문에 밝게 살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인이나 셀레스트처럼 비밀을 가진 사람들은 함부로 마음을 열 수 없기 때문에 늘 마음이 무겁고 괴로운 것이다. 그런 면에서 제인이 매들린을 처음 만나자마자 호감을 느낀 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다.

매들린은 제인에게 카페 '블루블루스' 주인 톰과 쌍둥이 엄마 셀레스트를 소개시켜주고 자신의 삶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초대한다. 타인에게 마음을 열어준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매들린은 참 멋진 여자다. 가끔 흥분을 잘하고 급한 성격 때문에 실수 할 때도 있지만 매들린 같은 사람이라면 진심으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가족 이외의 사람과는 단절된 삶을 살았던 제인에게 매들린과의 만남은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 낯선 곳으로 이사를 오면서 많이 긴장했던 제인을 위해서 매들린은 보호자 역할을 자처한다. 덕분에 불안하고 위축되었던 제인도 용기를 가지게 된다. 매들린도 한때는 딸 에비게일을 혼자 키웠던 싱글맘이었기 때문에 제인을 바라보는 마음이 더 애틋했던 것 같다.  제인의 아들 지기가 같은 반 여자애 아마벨라를 목 조르고 때렸다는 오해를 받으면서 문제는 시작된다.

모든 이야기의 시작은 이미 결말을 내포하고 있는 것 같다. 직소퍼즐 조각처럼. 하나의 조각만으로 전체의 그림을 예상할 수는 없지만 완성되고 나면 각각의 조각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매번 작품마다 놀라운 반전을 숨겨둔 작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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