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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 - 마음속 108마리 원숭이 이야기
아잔 브라흐마 지음, 각산 엮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8월
평점 :
품절
갈증이 심할 때는 한 모금의 물도 감사하다.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는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명상 에세이다.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말씀은 이전의 <술 취한 코끼리 길들이기>를 통해서 처음 알게 됐다.
분주한 마음, 번잡스러운 마음을 시끄러운 원숭이로 표현한 것이 인상적이다. 요즘의 내 마음을 표현한 듯하다.
원하는 대로 되지 않고, 뜻하지 않은 일이 벌어지고, 지치고 힘든 순간이 찾아온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은 전혀 모르겠는 상황.
어쩌면 그 상황이 지나가기를 기다리기보다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던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살아있는 동안, 살아가는 동안에 우리가 자신의 삶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다. 이미 벌어졌고, 닥친 일은 어찌해볼 도리가 없다. 그런데 마음은 화를 낸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느냐고, 피할 수는 없었느냐고.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꼈다. 옛날 이야기,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오히려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나를 괴롭힌 것은 집착이었구나. '내려놓음'을 완전히 깨달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조금은 알 것 같다. 마음을 무겁게 만드는 것들을 하나하나 살펴보면 굳이 내 안에 품고 있을 필요가 없는데 악착같이 붙들고 있었던 것 같다. 어딘가에 화를 내고 미워할 대상이 필요했던 건지도 모른다. 스스로를 탓하고 괴롭히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막힌 길을 만나면 돌아가면 된다. 그런데 가로막힌 벽을 하염없이 두들기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 내 앞에 놓인 길은 하나가 아니라는 것을 가끔 잊는다. 어떤 길을 가게 될지 모르는 건 괜찮다. 하지만 막힌 길을 만났을 때 돌아서지 못하는 게 속상하다. 그냥 마음을 비우고 돌아서면 되는데, 그것이 어렵다. 자신의 마음도 제 뜻대로 못하면 마음의 주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도 몰랐던 것이 아니라 잠시 잊고 있었던 거라고 말하고 싶다.
어리석음을 인정해야 하나라도 배울 수 있을테니 말이다.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깨달음이 온전히 내 것이 될 수는 없지만 상처받은 내 마음에 작은 위로는 받은 것 같다. 그래, 그래~ 괜찮다.
가족에게 이야기 하나를 소리내어 읽어주었다. 말로 다 표현할 수는 없지만 아잔 브라흐마 스님의 이야기로 마음을 전하고 싶어서다. 좋은 말이 마음을 위로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