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도 안아주면 좋겠다 - 위로받고 싶어도 혼자 견디는 나를 위해
임에스더 글.사진, 서인선 그림 / 추수밭(청림출판) / 2015년 5월
평점 :
누군가를 꼬옥 안아주는 것.
<나도 안아주면 좋겠다>라는 책을 보는 것.
두 가지는 참 비슷한 것 같다. 포옹하는 동안의 물리적 시간은 짧지만 심리적 시간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어떤 느낌, 어떤 생각이 드는지......
앙증맞은 크기의 책이 표지까지 병아리 빛깔이다. 따뜻하고 화사한 느낌 때문에 노랑색은 위로의 색이 된 것 같다.
서른과 마흔 사이를 살고 있는 임에스더라는 사람의 일상 이야기가 사진과 함께 담겨있다.
대학에서 파이프오르간을 전공하고 독일로 유학을 다녀온 음악인이면서 글쓰기와 사진 찍는 일을 사랑하는 사람.
에스더라는 이름이 '별'이라는 뜻이 있는데 남자친구의 왼쪽 발등에 이미 별 그림 타투가 있었다는 사실.
결국 운명에 이끌리듯 결혼했고 곁에는 두 사람을 닮은 예쁜 소년이 늘 함께 하는 사람.
장미, 백합, 달리아보다 유칼립투스를 좋아하는 사람.
유칼립투스의 향에 매료되어 유칼립투스를 말리고 그 향을 저장하는 자기만의 비법을 알고 있는 사람.
버릇처럼 회색 옷을 사는 사람. 화려하지 않지만 촌스럽지 않은 회색. 튀지 않고 특별하지 않아도 행복한 사람.
사진이 시간을 붙잡아두는 일이라면, 글쓰기는 마음을 붙잡아두는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
이 책을 보면서 한 사람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된 것 같다. 그녀의 일상이 잔잔하고 평화롭게 느껴진다.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이 곁에 있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멋진 일이다. 정갈하게 차려진 식탁을 보는 듯하다. 모든 것이 제자리에 가지런히 놓인 식탁의 풍경처럼 완벽해보인다. 그래서 '위로받고 싶어도 혼자 견디는 나'를 발견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예쁘게, 아름답게 오늘을 살고 있는 한 사람을 만난 것 같다. 위로받아야 할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이 책을 읽고 있는 나였구나라는 걸 자각하게 된다. 지극히 작고 사소한 일을 희망하며 산다는 그녀의 마지막 말은 "모두의 마음에 위로가 필요한 해였다."라는 것이다.
눈물을 흘리는 누군가에게 휴지를 건네거나 축 쳐진 누군가의 어깨를 토닥여주는 일, 그리고 꼬옥 안아주는 일은 작고 사소하지만 받는 사람에게는 큰 힘이 된다.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줄 수 있다는 건 더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함께, 더불어 산다는 걸 깨닫게 되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