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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쁜 엄마입니다 -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보내는 작은 위로
양정숙.고혜림 지음, 허달종 그림 / 콤마 / 2015년 3월
평점 :
과거 TV 프로그램에 나왔던 로봇다리 세진이와 엄마의 사연을 기억할 것이다.
장애를 가진 아이를 입양하여 지극정성으로 키우는 엄마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 이후 세월이 흘렀다.
2014년 CBS TV 강연프로그램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에서 열여섯 살 세진이를 만났다. 의젓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세진이를 보면서 '참 멋지다!'라는 생각을 했다.
단 15분의 강연이었지만 가슴을 강타하는 엄청난 감동을 받았다.
<나는 나쁜 엄마입니다>는 세진이 엄마로 살아온 양정숙님의 이야기이다.
누구나 다 아는 세진이 엄마가, 자신을 '나쁜 엄마'라고 말한다. 세상에 나쁜 엄마는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엄마이기를 포기한 여자는 있을지언정 엄마로 불리고 있다면 그 사람은 절대로 나쁜 사람일 리 없다는 게 나의 믿음이다. 세진이 엄마에게 나쁜 엄마란 자식을 위해 독해질대로 독해진 엄마를 뜻하는 것일 게다.
양정숙님은 자신의 이름보다 세진이 엄마로 더 많이 알려졌고, 실제 그녀의 삶은 세진이를 위해서 뛰어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런 그녀가 스스로를 나쁜 엄마라고 하는 것은 숱한 시련을 견뎌 낸 자신에 대한 하소연처럼 들린다. 이토록 숭고한 모성애가 또 있을까. 정말로 양정숙님이 세진이를 만난 건 운명이었는지도 모른다. 첫눈에 반한 사랑이 엄마와 아들의 관계였으니까 말이다. 가슴으로 낳은 아이를 위해서 헌신하는 엄마의 모습은 아름답고 눈물난다.
겨우 한 권의 책으로 말하기에는 부족할 것 같다. 세진이 엄마로 살아오면서 가슴 치며 속상했을 일들이 얼마나 많았겠는가. 초등학교를 몇 번이나 옮겨야 했던 것도 장애아를 혐오하는 학부모와 아이들때문이었으니까. 실은 깜짝 놀랐다. 장애를 가졌다고 해서 전염병자 취급을 하며 피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새삼 우리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과 장애인 복지가 이렇게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도저히 짐작할 수 없는 차별과 부당한 일들이 결국은 엄마를 억척스럽고 독하게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세상에는 세진이를 키우는 걸 안좋게 보는 사람들도 있었던 모양이다.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함부로 떠들어대는 사람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이다. 세 치 혀로 가슴에 상처를 내는 폭행범이다. TV를 통해 널리 알려진 후에는 세진이 생모를 자처하는 사람들 때문에 가슴앓이를 했고, 장애아를 키우는 엄마가 찾아와 자신의 아이도 세진이처럼 키워달라고 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세진이는 현재 국가대표 수영선수다. 우리나라에 대회가 없어서 엄마와 단 둘이 국제대회를 출전하여 금메달을 따면서 얻어낸 결과이다. 우리는 누군가의 성공만을 볼 뿐, 그 뒤에 흘렸을 땀과 눈물은 보질 못한다. 로봇다리 세진이를 키운 양정숙님의 이야기를 보면서 위대한 엄마의 모습을 본 것 같다. 누군가에게는 장애아를 키우는 엄마로만 보이겠지만 내게는 사랑밖에는 모르는 한 사람이 보인다. 아파도 괴로워도 견딜 수 있는 힘, 그건 사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