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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 사람의 뇌가 반응하는 12가지 스토리 법칙
리사 크론 지음, 문지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끌리는 이야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읽는 사람은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으니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그 음식 자체를 즐기면 되는 것이지, 골치 아프게 음식의 재료가 무엇인지 어떤 식으로 조리했는지를 따지지 않는 것과 같다.
그런데 가끔 요리 프로그램을 보면서 평범한 식재료들이 요리사의 손에 의해서 먹음직스럽게 바뀌는 과정을 보며 감탄할 때가 있다. 어떻게 손질하고 조리하는지 유심히 관찰해보면 요리사만의 비법을 대략 알아낼 수 있다. 더 나아가 나도 해볼만 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 것일까?"
"어떻게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일까?"
글을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읽는 사람으로서 궁금하다. 끌리는 이야기가 아닌 끌리지 않는 이야기에 대해서.
베스트셀러거나 널리 알려진 책인데 내게는 전혀 끌리지 않을 때, 그 책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읽는 시간이 고문 같다.
그래서 알고 싶다. 사람의 뇌가 반응하는 스토리의 12가지 법칙이 무엇인지. 그것을 알게 된다면 반대로 끌리지 않는 이유도 밝혀질테니까.
저자 리사 크론은 베테랑 출판 편집자이자 스토리 컨설턴트라고 한다. 그녀가 알려주는 성공적인 스토리텔링 방법은 학교에서 배우는 문학이나 작문 수업과는 다르다. 자신이 직접 현장에서 경험한 출판 편집, 영화사 시나리오 각색, 대본 수정, 신입작가 지도업무 등을 통해 얻은 실전 노하우를 바탕으로 12가지 스토리 법칙을 알려준다. 특히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사람의 뇌'이다. 최근 뇌신경 과학계의 연구 결과가 자주 언급된다. 사람의 두뇌는 이야기에 강하게 반응하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에 독자를 사로잡는 이야기는 과학적 근거를 지닌다. 따라서 작가들이 이야기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좋은 아이디어와 언어적 기술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바로 그 핵심이 이 책 속에 있다.
이미 출간된 소설이나 영화를 예로 들어 설명한 부분이 흥미롭다. 이야기를 조목조목 잘 분석한 것 같다. 뇌 과학자의 의견을 첨부한 것은 스토리텔링에 관한 과학적 접근으로 이야기를 통해 뇌의 비밀을 함께 풀어내는 멋진 방식인 것 같다. 읽는 입장과 쓰는 입장은 전혀 다르기 때문에 성공적인 스토리텔링 비법을 안다고 해서 누구나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이 책에서 말하는 12가지 법칙을 기억한다면 누구나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1. 독자를 사로잡는 법 : 독자는 첫 문장에서부터 무슨 일이 벌어질지를 알기 원한다.
2. 핵심에 집중하기 : 이야기 속 모든 정보는 반드시 알 필요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3. 감정 전달하기 : 독자는 주인공의 감정을 그대로 느낀다.
4. 주인공의 목표 만들기 : 목적이 없으면 갈 곳도 없다.
5. 세계관 뒤틀기 : 진짜 문제는 내면에 묻혀 있다.
6. 구체적으로 쓰기 : 떠올릴 수 없다면 존재하는 게 아니다.
7. 변화와 갈등 만들기 : 갈등은 정말 피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8. 인과관계의 중요성 : '무엇'보다 '왜'가 훨씬 더 중요하다.
9. 시험들기와 상처 입히기 : 잘못될 수 있는 것들은 반드시 잘못되어야 한다.
10. 복선에서 결과까지 : 독자는 예측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낀다.
11. 서브플롯의 비밀 : 이야기의 겹은 샛기로 인해 풍부해진다.
12. 작가의 머릿속 들여다보기 : 쓸 때의 뇌는 읽을 때의 뇌와 다르다.
아무리 멋진 요리의 레시피를 알고 있다고 해도, 직접 요리하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끌리는 이야기를 어떻게 쓰는지 알았다면 이제 할 일은 한 가지뿐이다.
"써라!"
"천재일 필요는 없다. 필요한 건 인내심이다. 한 사람을 작가로 만드는 것은 오직 '글 쓰는' 행위다. 의자에 앉아라. 매일 매일, 어떤 핑계나 변명도 대지 말고." (366p)
"진실이 허구보다 낯선 것은 당연한 일이다. 허구는 적어도 말이 돼야 하니까." - 마크 트웨인 (100p)
fMRI를 이용한 최근 연구에서 피험자에게 단편소설을 읽게 하고 뇌를 촬영했더니 그들이 소설 속에서 주인공의 어떤 행동을 '읽을' 때와 실제 생활에서 그 행동을 할 때 켜지는 두뇌의 부위가 일치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논문의 공동저자였던 제프리 M.잭스는 이야기의 영향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심리학자들과 신경과학자들은 점점 이런 결론에 도달하고 있어요.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읽고 그것을 정말로 이해하게 되면, 이야기가 묘사하는 상황과 사건에 대해 정신적 시뮬레이션을 하게 된다고 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 이상이다.
연구진의 리더였던 니콜 스피어는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읽는 행위는 결코 수동적이지 않아요. 오히려 독자는 서사 속에서 맞닥뜨린 각각의 새로운 상황에 대해 능동적으로 정신적 시뮬레이션을 하게 되지요. 텍스트 속에서 가져온 자세한 행동과 감정은 과거 경험으로 축적된 독자의 개인적 지식과 결합됩니다. 그러면 독자는 이 정보들을 가지고 우리가 현실 세계에서 보고, 상상하고, 행동할 때 사용하는 뇌의 부분을 이용해 거울 뉴런을 통한 정신적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치게 되죠."
즉, 우리가 이야기를 읽을 때 진짜로 주인공 속에 들어가 주인공이 느끼고 경험하는 것을 똑같이 느끼고 경험한다는 것이다. (106p-107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