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곳에서 행복을 만납니다 - 추억.시간.의미.철학이 담긴 21개의 특별한 삶과 공간
홍상만.주우미.박산하 지음 / 꿈결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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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드라마 <미생>을 보았다.

직장생활을 하는 수많은 미생들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드라마였던 것 같다.

그 중에서 장그래의 한 마디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 "욕심도 허락이 필요합니까?"

그런데 내게는 '욕심'이라는 단어가 '희망'으로 들렸다.

대기업 정직원이 되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된다면 그건 너무나 슬픈 일이다. 이 드라마에 열광할 수 있었던 건 드라마에서 보여준 모습이 현실과 그리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생의 삶이란 끊임없이 완생이 되기 위한 발버둥이니까. 드라마 결말은 나름 해피엔딩이었지만 드라마가 끝나고 나 스스로의 삶을 돌아보니 뒤맛이 씁쓸했다.

<나는 그곳에서 행복을 만납니다>를 봤다.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화합과 나눔을 하면서도 충분히 풍족한 삶을 꾸려가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드라마 <미생>에서 '직장생활이 전쟁터라면 밖은 지옥'이라는 대사가 나올 만큼 개인사업으로 성공하기 힘든 세상에서 이들은 어떻게 행복할 수 있는 것일까?

그들의 삶은 성공에 연연하지 않는다. 돈을 쫓는 대신 사람과 사람의 손을 잡는다. 자신의 꿈과 재능을 나누고 자신들이 만든 공간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서 어울려 살아간다.

문득 우리는 '혼자만의 성공' 혹은 '1등 제일주의'에 빠져 있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성공을 위해서는 주변을 돌아봐서는 안 되고 오직 성공을 위해 달려가야 한다. 주변은 온통 경쟁자들뿐이니까. 그러니 사는 것이 전쟁이고 외로운 것이다.

그런데 이 책에 소개된 공정여행사 <공감만세>, 글쓰는 북카페 <꿈꾸는 타자기>, 정장 공유 서비스 <열린옷장>, 카페 <프롬나드>, 카쉐어링 기업 <쏘카>, 무인카페 <유쾌한 황당>, 은평구 청소년문화의 집 <신나는애프터센터>, 가락본동 어린이집 <숲반>, 제주도 게스트하우스 <쫄깃센타>, 서점 공동체 <동네책방 개똥이네 책놀이터>, 관광농원 <부부농원>, 고궁의 밤 나들이 <창덕궁 달빛기행>, 상암 DMC <영화창작공간>, 해녀와 해남을 키우는 <한수풀해녀학교>, 고려인 야학 <너머>, 가마솥 공장 <안성주물>, 가구 공방 <가구장이 박홍구 공방>, 자전거 공방 <두부공>, 분식점 <요요미>, 만년필 병원 <만년필연구소>, 당근 케이크 집 <하우스 레서피>에서는 사람들이 행복하다.

각각의 공간을 모두 언급한 이유는 정말 그곳에 가보고 싶기 때문이다. 이미 입소문으로 유명해진 곳도 있고, 전혀 관심분야가 아닌 곳도 있지만 그곳에 가면 행복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 다 함께 행복을 느끼면서 살 수 있구나라는 희망을 보여준 것 같다. 나 혼자만을 위한 욕심을 버려도 충분히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잘 먹고 잘 사는 방법이 뭘까를 고민하기 전에 그 대상이 누구인지를 돌아보게 됐다. 행복은 '나'가 아닌 '우리' 안에서 누릴 수 있는 것임을 깨닫게 된 것 같다.

미생이 살아남는 방법은 공생이 아닐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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