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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사생활 - 관계, 기억, 그리고 나를 만드는 시간
데이비드 랜들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4년 11월
평점 :
지극히 개인적인 일.
이 세상에서 혼자해야만 하는 일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 일.
아마도 잠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랜들은 의사가 아니다. 현재 로이터 통신사의 수석기자이자 미국 뉴욕 대학 저널리즘말하자 겸임교수다.
그런 그가 잠에 관한 책을 쓴 이유는 자신을 힘들게 하는 몽유병을 치료하고 싶다는 목적이었다. 결론부터 면 불면증이나 몽유병과 같은 수면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해줄 방법이 이 책 속에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의 사생활』(원제:Dreamland)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거라고 생각된다.
우선 우리는 잠을 너무 무시해왔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타고난 수면장애가 없다고 해서 제대로 수면을 취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시간상으로는 푹 잔 것 같은데 실상 자고난 뒤 더 피곤함을 느낀다면 수면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잠들어 있는 자신을 관찰할 수는 없기 때문에 문제를 확인하는 것조차 힘든 것이다.
책에서는 수면 박탈 실험을 통해 우리 삶이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만큼 잠은 굉장히 중요하다. 누군가는 성공을 위해 잠을 줄여야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양한 실험이나 연구 결과는 충분히 잠을 자지 못하면 어떤 끔찍한 일이 벌어지는지 알려준다. 굳이 수면 연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며칠 밤을 새어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일들이다. 과거에 밤을 자주 새며 일했던 적이 있는데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찾기까지 며칠 고생했던 적이 있다. 그 경험때문인지는 몰라도 지금 내게 잠은 굉장히 행복한 일 중 하나가 된 것 같다. 모든 일을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눕는 순간에 느껴지는 아늑함과 평온함이 좋다. 숙면을 취하는 편이라 꿈도 거의 꾸질 않는다. 그래서 남들이 꿈 이야기를 할 때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든다. 왜 나는 꿈이 전혀 기억나지 않을까라는. 그건 꿈이 가진 상징적 의미에 큰 비중을 두었기 때문인데 이 책에서 말하는 꿈의 의미를 보면서 궁금증이 해결된 것 같다. 앞으로 꿈에 대해 연연해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책에 소개된 잠결에 저지른 살인에 대한 사례들은 다소 충격적이다. 잠자는 동안 살인을 저지르는, 극단적인 몽유병 증상이 존재한다는 건 무시무시한 일이다. 몽유병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가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해서 몽유병의 잠재적 위험을 인정하는 건 아니다. 어쩌면 가장 치명적인 수면장애인 몽유병조차 제대로 치료할 수 없다는 것이 현재의 문제점인지도 모르겠다. 오죽하면 현직 기자가 잠에 관한 책을 썼을까. 현대의학의 발전 속에 수면연구도 포함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건강한 삶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잠은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일 것이다. 오늘밤 편안한 잠을 위해 좀더 신경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