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맘 같지 않은 - 영어로 들여다본 소통의 맨얼굴
전해자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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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이상이다.

<내 맘 같지 않은......>에 눈길이 간 것은 '소통'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소통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기 때문이다.

똑같은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서로 말이 안 통한다고 느낀다는 건 너무도 괴로운 일이다. 무엇이 소통에 걸림돌이 되는 걸까?

"이 시대의 문맹은 글을 못 읽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못 읽는 것이다!" (363p)

이 책은 소통을 위한 영어에 대해 이야기한다. 영어를 잘 하는 비법책은 아니다. 오히려 문화와 관점의 차이에 대해 배우게 되는 것 같다. 우리말에서도 억양이나 말의 뉘앙스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듯이 영어 표현도 직역된 의미와는 좀다른 뜻이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영어를 책으로만 공부한 세대가 많다보니 땡큐는 무조건 고맙다는 뜻인 줄 안다. 땡큐라고 말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의미로 바뀔 수 있다. 땡큐~ 고맙습니다,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습니다만......, 그럼 수고하세요.

우리가 배워서 사용하는 영어와 실제 영어권 사람들이 사용하는 영어의 미묘한 차이를 모를 때 오해가 생긴다. 굉장히 정중하게 말을 했는데 결과는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들었다면 이보다 더 당황스러운 일은 없을 것이다. 내 마음은 그게 아닌데,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아야 한다.

저자의 말처럼 쓰는 언어는 영어인데 적용 관점은 우리식이라서 영어실력이 뛰어난 친구도 가끔 실수아닌 실수를 하게 된단다. 외국인들과 소통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알아둬야 할 언어의 특성들을 이 책에서 알려준다. 저자는 우리말과 영어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나누어 설명한다. 본질로 정의하는 언어와 형상으로 정의하는 언어, 집단으로 살아가는 언어와 개인으로 살아가는 언어, 에둘러 다가가는 언어와 곧바로 다가가는 언어, 동사로 표현하는 언어와 명사로 표현하는 언어, 수직으로 바라보는 언어와 수평으로 바라보는 언어, 침묵으로 대화하는 언어와 소리내어 대화하는 언어. 학문적 접근이 아니기 때문에 억지로 외우거나 암기할 내용은 아닌 것 같다. 언어를 배울 때는 반드시 외우고 익혀야 할 부분이 있지만 언어를 이해하는 건 열린 마음이 중요한 것 같다.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 그래서 관점 지도가 등장한다. 태어나고 자란 문화적, 사회적 환경에 따른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면 말만 통하는 것이 아니라 맘도 통한다는 것. 지도를 보며 낯선 지역을 찾아가는 심정으로 소통해보자는 것.

일상의 행동이나 말이 어느 문화권이냐에 따라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제로 접하면 당황스럽다. 그렇다고 미리 겁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양한 문화를 즐거운 마음으로 새롭게 알아간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소통에 관한 문제는 단순한 언어의 문제가 아니니까.  이 책에서는 영어가 그 대상이 되었지만 우리 삶에서 여자와 남자, 젊은이와 어르신 등 세대와 성별 등 여러가지 요인에 따른 소통 문제를 다뤄도 재미있고 의미있을 것 같다. 더불어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 필요한 건 바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내 맘 같지 않다면 내 맘을 먼저 보여주는 것부터가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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