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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구도자의 시시비비 방랑기 - 과거의 습(習)에서 벗어나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다
윤인모 지음 / 판미동 / 2014년 9월
평점 :
참 묘한 일이다.
근래 읽는 책마다 내게는 한 가지 메시지가 화살처럼 뾰족하게 가슴을 찌르는 것 같다.
"삶 속으로 계속해서 들어가라.
어떠한 상황도 받아들이고 불꽃처럼 살아라.
진실은 살아남고 거짓은 흩어진다.
하지만 길 위에 멈춰 선 자에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169p)
멈추지 말고 계속 가라. 구도자이기에 앞서 방랑자다운 조언이다. 하지만 이건 책의 일부분일뿐, 이 책의 성격을 일반 명상서적이나 자기계발서로 오인해서는 안 된다.
굳이 어떤 내용인지를 밝히라 하면 제목에 그 답이 나와 있다고 말하고 싶다.
<까칠한 구도자의 시시비비 방랑기>는 도인, 방랑자, 수행자, 여행가, 명상가 또는 땡추, 괴짜, 기인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가 살면서 만난 사람들이라는데 어쩌면 그리도 한결같이 평범을 거부하는지, 그 점이 놀랍다. 반대로 생각하면 내가 살면서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는 사람들의 표본인 것 같다. 시시비비, 옳고 그름을 따지지 말고 그냥 읽으면 된다. 어떻게 이 책이 내 마음에 끌렸는지는 모르겠지만 읽다보니 어느새 끝까지 다 읽게 된 것이다. 내게는 그들이 요상하고 기이해 보이는데 그들 눈에는 내가 어떻게 보일까. 만약 철학관이나 점집을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그런 느낌과도 유사한 인물이 책 속에 등장한다. 엽기 파행의 종합판 무불.
저자는 그의 파행을 보면서 번뇌에 무너지는 모습도, 번뇌와 대결하는 모습도 결코 아름답지 않다고 말한다. 고뇌하는 사람은 어찌 보면 더럽게 추잡한 세계로 굴러 떨어지는 것이며, 고뇌와 적나라하게 대결하여 자신을 완전히 까발리고 밑바닥까지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라고. 모든 악취와 모든 비열함, 모든 아집까지도 인간성의 일부라고.
우리의 인생살이 역시 진흙탕을 뒹구는 것인지도 모른다. 조금 덜 묻었다고 더 많이 묻은 누군가를 손가락질 할 일은 아닐 것이다.
한 때 명상서적을 몇 권 읽어보기는 했어도 구체적으로 명상을 배운다거나 해본 적은 없다. 어쩐지 명상이 요가처럼 누군가의 지도를 받아야 가능한 기술처럼 느껴져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틱낫한 스님이나 달라이라마의 말씀을 듣는 것만으로 만족했던 것 같다. 종교적인 신앙과는 별개로 마음의 평화를 주는 힘이 느껴진다.
우리나라에 명상캠프나 명상원, 명상센터를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되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을 보면 제법 많은 사람들이 명상과 수행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산다는 것이 고행이요, 그 삶을 사는 우리는 구도자가 아닌가. 책에서 종종 등장하는 오쇼 라즈니쉬. 예전에 <배꼽>이란 그의 책을 읽으면서 인도 철학에 관심을 가졌던 걸 보면 명상은 누구에게나 열린 삶의 방식인 것 같다. 늘 깨어있어야 깨닫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 순간을 위해 계속 가야겠지.